강성노조의 대표격으로 비치는 현대자동차노조가 또 파업 카드를 들고 나왔다.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10일 파업을 결의한 노조가 기어이 실력행사에 나서면 4년 연속 파업을 이어가게 된다. 현대차에서 파업은 연례행사가 된 지 오래지만, 올해에는 특히 노조 이기주의가 도를 넘고 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판매가 3.2%, 영업이익은 17% 줄었다. 중국에서 7, 8월 매출은 30%나 급감했다. 50%에 달하던 국내 시장점유율도 38%로 주저앉았다. 그런데도 노조는 임금을 큰 폭으로 올려 달라,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 정년을 65세로 늘리라는 요구를 내놓고 있다. 회사의 절박한 사정은 도외시한 채 내 밥그릇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투다. 현대차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9700만 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고, 글로벌 경쟁사인 토요타와 폭스바겐보다도 높다. ‘1억 연봉’도 부족하다며 더 내놓으라는 노조의 탐욕(貪慾)을 청년실업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겠는가.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0일 한국 주요 기업의 평균 신용등급이 5년 새 두 단계나 떨어지는 등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한국 제조업의 성장엔진이 식어가는 징후가 뚜렷하지만, 노조는 쟁의를 일삼으며 재를 뿌리는 형국이다. 막대한 적자에 허덕이는 조선업계의 3개사 노조는 9일 공동파업을 강행했다. ‘상품권 파업’으로 비난을 샀던 현대중공업노조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출마한 정몽준 대주주의 선거운동을 방해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는 26일째 계속 중인 노조 파업으로 매출 손실만 1000억 원을 훌쩍 넘었다. ‘자본의 탐욕’을 비난하는 노조의 이런 ‘탐욕 파업’은 불행한 사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정한 10일까지 노사정 합의가 불발되자 11일 당·정 주도의 노동개혁법안 입법 추진을 밝혔다. 노동개혁은 이해당사자 합의로는 불가능하고, 결국 정부 책임으로 관철해야 할 사안이다. 고용경직성 해소, 임금체계 개선과 함께 강성·귀족노조의 파업병(病)도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차원에서 바로잡아야 한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국민은 결국 ‘책임있는’ 정권을 지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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