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표절사태’ 날선 비판

“작품 다 똑같고 철학 없어
자기 체험 녹여 다시 써야”


“최근 작가들은 서사와 세계관이 모자라고 작품엔 철학이 빠져 있다.”

소설가 황석영(사진) 씨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열린 ‘교보 인문학석강’에서 한국 문학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문학이 이렇게 된 것은 문예창작학과 때문”이라며 “문예창작학과에서 공부한 작가가 워낙 많아 문학상 본선에 올라오는 작품이 모두 무난하고, 문장과 구성이 좋지만 작품들이 다 똑같다”고 밝혔다.

그는 “고흐의 그림은 그림으로서 잘 그렸나 못 그렸나보다 자기 인생과 세계관을 투여했기 때문에 감동이 있다. 소설 쓰는 일도 자신의 세계관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며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주변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탐구하고 그 이야기를 자기화하고 여과해 내놓는 것이 소설의 ‘서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최근 젊은 작가들의 약점은 체험의 강도와 서사가 약한 데다 작품에 작가가 이전에 본 텍스트의 그림자가 다 보인다는 점”이라며 “작가는 이전에 본 텍스트를 자기 체험의 용광로에 녹여서 다시 내놓아야 하고,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문학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우리를 돌아보는 시선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작가가 현실과 결부된 글을 쓰면 촌스러운 것처럼, 낡은 것처럼 말하기도 했지만, 문학은 당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책의 미래에 대해서는 “사람이 살아있는 한 아날로그적인 이야기는 죽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이야기를 어디에 담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이야기는 영원하지만, 그것을 담는 출판이 현재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황 작가는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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