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전 5년 연속 낙방에 ‘마지막’이라며 응시한 여섯번째 시드전에서 60위로 간신히 부분 시드를 받았고 16개 대회에서 7차례 컷탈락에 톱10 한번 없이 16위가 최고 성적.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늦깎이 신인 최혜정(24)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이후 한번도 유명했던 적이 없었다.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뽑힌 적이 없고 19살 때 KLPGA 정회원 자격을 땄지만 2010년 2부투어에서 단 한번 우승했을 뿐이다.

수없이 골프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한번만 더’라면서 계속했으나 늘 성과는 없었다.

투어 선수가 되어서도 1년이 다 가도록 성적은 나지 않았다. 상금랭킹이 84위에 그쳐 60위까지 주는 내년 시드 확보가 급선무였다.

이런 최혜정이 한국여자프로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이수그룹 제37회 KLPGA챔피언십 첫날 화려한 버디쇼를 펼친 끝에 단독 선두에 나섰다.

10일 경기도 여주 페럼골프클럽(파72·6천71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1번홀(파4) 13m 먼 거리 버디로 포문을 연 최혜정은 3번홀부터 7번홀까지 5개홀 연속 버디 행진을 벌이며 리더보드 상단을 꿰찼다.

7번홀(파3)에서 80㎝ 파퍼트를 놓쳤지만 9번(파5), 10번홀(파4) 연속 버디로 반등했다.

12번홀(파5)에서 1타를 잃었지만 나머지 6개홀을 파로 막아낸 최혜정은 6언더파 66타로 장수연(21·롯데), 정예나(27) 등 공동2위 2명을 1타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달렸다.

최혜정은 “남은 대회가 몇개 남지 않았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아 조바심이 났는데 오늘은 이상할만큼 마음이 편했다”면서 “전반에는 무아지경에서 공만 쳤다”고 말했다.

“뭔가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면 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최혜정은 “이제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쳐 최혜정에 1타 뒤진 공동2위에 오른 정예나와 장수연도 우승 갈증을 풀 기회를 맞았다.

장수연은 2010년 고등학생 때 초청 선수로 출전했던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석연치 않은 규칙 위반 판정을 받아 벌타를 부과받은 끝에 다 잡았던 우승컵을 놓친 아픔이 있다.

15번홀(파4)에서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샷을 칠 때 캐디백을 옆에 뉘어 뒀다가 볼을 칠 때 타구 방향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되는 행위를 금지하는 2벌타를 받는 바람에 연장전에 끌려 들어가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5번홀(파5)에서 85m를 남기고 52도 웨지로 친 세번째샷이 홀에 빨려들어가는 행운의 이글을 포함해 버디 4개를 뽑아낸 장수연은 “5년 전 불운은 다 잊었다”면서 “주특기인 롱아이언샷을 앞세워 이번엔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드전을 턱걸이한 탓에 부분 시드권만 딴 정예나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내는 깔끔한 경기로 모처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 KG이데일리오픈에서 통산 2승을 올린 KLPGA투어 최장타자 김민선(20·CJ오쇼핑)도 이글 1개를 곁들이며 4언더파 68타로 공동4위에 올라 시즌 두번째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3승을 따낸 강호 이승현(24·NH투자증권)과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박결(19·NH투자증권), 송민지(28·볼빅)도 김민선과 함께 공동4위에 포진, 치열한 선두 다툼을 예고했다.

상금랭킹 2위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와 ‘장타여왕’ 박성현(22·넵스)이 2언더파 70타로 공동21위에 올라 선두 그룹을 추격했다.

<연합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