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998년 ‘국가함대(National Fleet)’ 개념을 도입, 해양에서 최고도의 능력을 제공하기 위해 해군과 해양경비대(한국의 해양경찰에 해당)가 마약퇴치, 기름유출사고, 대형선박사고와 해안경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치화·동시화를 통해 긴밀히 협력하며 상호운용성과 공통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16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광복 70년 기념 ‘해군·해경 간 협력 증진을 위한 세미나’에서 ‘미국의 해양력(해군+해경) 협력사례와 함의’를 주제로 발표한 폴 주쿤프트(60·사진) 미 해양경비대 사령관은 “미국의 국가함대 개념이 한국의 해군과 해경의 상호협력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쿤프트 사령관은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현역 해군 대장 출신으로, 14∼18일 한국이 주관하고 미국·중국·러시아·일본·캐나다·한국이 참여하는 북태평양해양치안기관회의를 위해 방한해 연사로 나섰다. 주쿤프트 사령관은 “미국 해안경비대는 준군사조직으로, 해양 치안 유지와 함께 유사시 군사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 함정 등 플랫폼, 교육훈련 등이 해군과 유사하다”고 소개했다.
신정호(준장) 해군본부 정보작전부장은 “현재 해군과 해경 간의 C4I(지휘통제)체계가 제한되고, 합동 통신망 외 비화(암호) 통신망이 없으며 음성 통신망의 도달거리도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신 부장은 또 “해경 함정을 건조할 때 전시 임무 수행을 고려한 무장·탐지체계와 군수장비 탑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군수물자 표준화도 미흡한 상황으로 해군과 해경 간 합동 교리 및 교범이 없고, 합동훈련 기회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정호섭 해군총장은 축사에서 “미국의 국가함대 개념을 벤치마킹해 평시는 물론 유사시 해군과 해경은 하나의 함대처럼 기능하도록 상호운용성 증진 등 공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중국 해경국이 분쟁해역에서 해군 대신 무력을 행사하는 전문조직화를 진행하고 있고, 해군과 높은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것과 비교해 우리 해군-해경의 협력은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일본 역시 해양 이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해경 조직인 해상보안청 조직을 정비하고 전력을 증강했다”며 “해상보안청 소속 보안관에게 낙도에 불법 상륙 또는 점거 중인 외국인을 체포하고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독도경비대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상륙하는 인원에 대한 체포권과 수사관이 주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