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50도짜리 백주다. 술병이 3개 비워졌을 때 정한성이 정색하고 말했다. 취한 것 같지는 않다. 서동수와 유병선은 시선만 주었고 정한성이 말을 이었다.
“내년에 연방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남한에서는 난리가 났더군요. 이러다가는 북한 김동일 위원장이 어부지리로 연방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다 아는 말이었지만 서동수 앞에서 이렇게 말하는 인사는 없었다. 서동수와 김동일과의 인연을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터라 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한성은 조선족이면서도 중국인이라는 의식이 있는 것 같다. 다시 열변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이 연방대통령이 되고 남북한이 각각 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내각제로 운영이 된다지만, 연방정부하고 마찰이 일어나고 난리 법석이 될 것은 초등학생도 알 겁니다.”
“이거, 오늘 정 사장님 정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쓴웃음을 지은 유병선이 술잔을 들어 보이면서 말했다.
“다 잘될 겁니다, 정 사장님. 그러니까 정 사장님께선 한랜드에나 더 많은 투자를 해 주시지요. 한랜드 정부에서 적극 도와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요…….”
어깨를 늘어뜨린 정한성이 쓴웃음을 지었다.
“바닥이 든든하지 못한 집은 곧 허물어진단 말씀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렇지요.”
정색한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정 사장께선 사업 기초를 잘 닦으셨더군요.”
“제가 중국에선 좀 지저분하게 기업을 했지만 이곳에선 아닙니다.”
서동수가 시선만 주었고 정한성이 말을 이었다.
“장관께서 우려하시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어깨를 늘어뜨린 서동수가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과연 억만장자 기업자가 된 본색이 드러났다. 한랜드 장관 서동수가 방문한 이유를 아는 것이다. 한랜드 제일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때 서동수가 잔을 들어 한입에 술을 삼켰다. 마오가 재빨리 빈 잔에 술을 채운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한랜드는 광대한 땅입니다. 이주민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테니까 남북한에서 옮겨와도 되지요.”
유병선이 거들었다.
“한랜드를 새로운 고향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저도 그럴 작정으로 왔습니다.”
정한성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머리를 돌린 서동수가 마오를 보았다.
“마오, 몇 살이냐?”
“스물여섯입니다.”
마오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곳에는 언제 왔고?”
“두 달 되었습니다.”
“식당에서 일해?”
“아래층 클럽에서 일합니다.”
“그렇군.”
이제 한랜드에서 미인을 보는 것이 흔해졌다. 거리의 여자 대부분이 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일반인 여자보다 유흥, 여행, 서비스 업종에 근무하는 여자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 술잔을 든 서동수가 한랜드에서 만난 모든 사람에게 꼭 하는 질문을 한다.
“네가 한랜드에 온 이유는?”
“돈 벌려고요.”
마오도 들을 때마다 감동을 주는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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