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니어스’ 우승한 장동민
“정말 많이 공부하고 노력
관객과 호흡할때 가장 기뻐”


케이블채널 tvN의 머리 쓰는 예능 ‘더 지니어스-그랜드 파이널’의 통합 우승자는 ‘개그맨 장동민’(사진)이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으로 이미지가 완벽히 달라졌다. 아니, 어쩌면 개그맨에 대한 선입견이 한 겹 벗겨졌다.

하지만 정작 고마워할 이들은 제작진이다. 장동민은 전 시즌을 통틀어 ‘더 지니어스’에 출연한 유일한 개그맨. 제작진은 아마도 장동민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윤활제 정도를 기대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모든 이들의 예상은,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지난해 당당히 시즌3의 우승을 차지했다.

전체 시즌을 통합한 파이널 무대의 ‘톱3’가 모두 시즌3 출연자였음을 감안하면 그가 최종 우승자가 된 건 순서였는지도 모른다. 반전의 드라마다. 그래서 대중은 ‘더 지니어스’에 열광했다. 반면 우승을 차지한 장동민의 소감은 의외로 소박했다. 그가 원하는 건 “개그맨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웃기는 사람’들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웃음을 준다는 건 정말 의미 있고 좋은 일인데 말이죠. 그 한 번의 웃음을 위해 개그맨들은 밤새워 연구하고 또 연습하거든요. 그래서 순발력이 뛰어나고 두뇌 회전도 빨라요. 제가 아니라 다른 개그맨이 출연했어도 저는 ‘더 지니어스’에서 우승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을 계기로 개그맨들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사라지고 더 대우받았으면 좋겠어요.”

장동민의 위력은 위기에서 더 크게 발휘됐다. 탈락 후보로 지명돼 단둘이 벌이는 데스매치에 나서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장동민은 살아남기 위해 배신이 난무하는 ‘더 지니어스’에서 정도를 지켰다. 그래서 다른 출연진은 장동민을 신뢰하고 그의 주변에 몰렸다. 살기 위해 남을 해하지 않는 것, 장동민이 ‘더 지니어스’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속고 속이는 과정의 연속이지만, 그 안에서 신뢰를 잃으면 결국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게임을 잘하고 우승할 수 있었던 건 제가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에요. 저 정말 많이 공부하고, 많이 노력했어요. 끊임없이 주변 사람을 붙잡고 ‘게임 한번 해보자’고 덤볐죠. 무언가를 이렇게 열심히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사람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기회였죠.”

장동민은 올해 롤러코스터 같은 시기를 겪었다. MBC ‘무한도전’의 유력한 식스맨으로 거론됐고, KBS 2TV ‘나를 돌아봐’에서는 배우 김수미와 묘한 화학작용을 보여주며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과거 문제가 빚어져 사과했던 발언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오며 자숙의 의미로 두 프로그램에서 모두 중도 하차했다. ‘무한도전=대박’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상황에서 자숙의 의미로 일생일대의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아쉽지는 않아요. ‘무한도전’에 합류하더라도 기존 멤버들과 잘 융화하며 ‘무한도전’의 색깔을 지켜낼 수 있을지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제작진에게 하차 의사를 전달한 뒤 섭섭했지만 마음은 한결 편해졌죠. ‘나를 돌아봐’에서는 어머니 같은 김수미 선생님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어요.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제 인생 전체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죠.”

장동민은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부지런함이 그의 가장 큰 무기다. 그는 “모든 개그맨이 부지런하다”고 말을 하지만 동료들 사이에서 아이디어 뱅크라 불리며 힘겨워하는 후배들에게 선뜻 코너를 짜주는 그의 머리는 쉬지 않고 구르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지만 개그 프로그램인 tvN ‘코미디 빅리그’는 절대 놓지 않으려고요. 코미디 무대는 제 고향과 같은 곳이니까요. 한 번 무대에 서기 위해 1주일을 꼬박 써야 하지만 그 무대 위에 섰을 때 가장 기쁘고 보람 있어요. 선후배 개그맨들과 어우러지고 바로 앞에서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도 행복하고요. ‘개그맨 장동민’으로서 끊임없이 웃음을 드리는 것이 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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