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서 금기 깨고 수용
장교·병사 허물어 상징적”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족들이 13년 전부터 ‘한 배에 탔던 6용사(勇士)들이 왜 따로 안장돼야 하느냐’며 줄기차게 합동묘역 조성을 요구해 왔는데 오늘 비로소 숙원이 이뤄졌습니다. 비록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국립현충원의 2가지 금기사항을 깨고 유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준 국가보훈처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2연평해전 참수리호 357호 정장으로 전투 중 전사한 고 윤영하 소령의 부친 윤두호(73·사진) 씨는 부인 황덕희 씨와 함께 21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해전 전사자 합동안장식에 참석했다. 윤 씨는 참석 직전에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망 시점과 계급이 다르다는 이유로 4곳에 흩어져 있던 장교·사병 묘역을 합치는 기적 같은 일이 가능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보다 영화 ‘연평해전’ 등을 통해 나타난 국민의 성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2가지 금기사항이란 국립현충원 내에서 장교와 사병은 묘역을 분리해서 안장한다는 원칙과 현충원에 안장된 유해는 현충원 밖으로 나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내부에서 이장을 금한다는 원칙인데 합동묘역 조성을 위해 이 두 가지 원칙이 한꺼번에 깨진 것이다. 보훈처 측에 따르면 장교·사병 묘역 구분 및 현충원 내 이장 금지를 법률로 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혼란을 피하기 위해 관례적으로 적용해온 것으로 유족들의 동의를 얻으면 제한적으로 이장이 가능하다. 보훈처 관계자는 “천안함 46용사와 달리 6용사의 합동묘역이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국민이 많았다”며 “이장에 거부감을 가진 유족도 있어 의견이 모아지지 않다가 15일 밤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새로 조성된 6용사 합동묘역은 천안함 용사 합동묘역에서 북서쪽으로 300m 떨어진 장교묘역인 제4묘역(413묘역) 하단이다. 윤 씨는 “아들(윤 소령)이 올해 7월 한 계급 승진한 한상국 상사와 조천형·황도현·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과 한자리에서 안식을 취하게 돼 기쁘다”며 “6용사 합동묘역은 장교와 병사의 경계를 허문 상징적인 장소로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현재 합동묘역 비석 등에는 ‘전사자’로 부르고 있지만 정부 공식 문서상에는 ‘순직자’로 처리하고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등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 특별법 제정’을 발의했지만 소급 적용할 경우 6·25 전사자 등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윤 씨는 “유족들의 마지막 남은 소원은 전사자로 공식 인정해 보상하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도 6·25 전사자를 포함,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에 대해 국가 재정 상태를 감안해 순차적으로 보상할 정도의 국력을 갖추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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