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거장들이 펼치는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이 가을밤을 수놓는다. 오는 10월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성악가가 내한 공연을 펼친다.

10월 1일 ‘무대 위 디바는 소프라노’라는 공식을 깨고 메조소프라노 전성시대를 연 스웨덴 성악가 안네 소피 폰 오터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첫 서울 공연 ‘안네 소피 폰 오터 & 카밀라 틸링’(문의 02-2005-0114)을 연다. 그는 지난 2006년과 2008년 성남아트센터에서 리사이틀과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지만 서울에서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아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섬세한 표현, 품격 있는 무대 매너를 두루 갖춘 폰 오터는 지난 30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는 데뷔 후 가디너, 아바도, 불레즈 등 정상급 지휘자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아왔다. 그는 또 바로크부터 현대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커버하며 자유분방하게 팝과 재즈를 부르기도 했다.

올해 60세를 맞은 그는 여전히 아름다운 목소리로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자신의 모국인 스웨덴 출신 소프라노 카밀라 틸링과 듀엣 무대를 선보인다. 2002년 데뷔한 틸링은 유럽과 미국의 주요 오페라 및 콘서트 무대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두 성악가는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스웨덴이 낳은 걸출한 소프라노인 제니 린드와 비르기트 닐손의 대표곡들로 무대를 꾸민다.

10월 7일과 9일에는 현존하는 최고의 거장으로 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한국 클래식계의 스타 앙상블 디토와 합동 무대를 선보인다. 크레머는 자신이 창단한 오케스트라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함께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디토 옥토버페스트’(문의 1577-5266) 무대에 올라 디토와 첫 호흡을 맞춘다.

늘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크레머의 이름 앞에는 ‘바이올린계의 혁명가’ ‘신들린 연주자’ ‘파가니니의 환생’ 등 찬사와 존경을 담은 수많은 애칭이 붙어 다닌다.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하이든, 모차르트, 슈베르트, 슈니트케, 하비슨 등 고전시대와 현대 작곡가의 곡을 넘나들며 연주를 펼친다. 크레머가 1997년 자신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해 만든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크레머의 고국인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의 실력 있는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앙상블 디토에서는 리더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임동혁,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 등 간판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세계 최정상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20세기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로도 명성이 높은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함께 꾸미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크리스토프 에센바흐’(문의 1577-5266) 공연은 10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에센바흐는 이번 공연에서 지휘와 함께 피아노 협연도 선보인다. 뛰어난 현장감과 음악적 이해력으로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들을 사로잡은 에센바흐는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하우스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정기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오케스트라들을 지휘하고 있다.

빈 필하모닉과 에센바흐는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국내에서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빈 필하모닉은 2009년 소프라노 조수미와 협연을 펼친 이후 6년 만에, 에센바흐는 2007년 파리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온 후 8년 만에 방한한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빈 필하모닉의 장기인 모차르트 작품만으로 꾸며진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23번이 에센바흐와 빈 필하모닉의 밀고 당기는 절묘한 연주로 펼쳐진다.

또 모차르트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작곡한 ‘최후의 3대 교향곡’ 39∼41번 중 40번과 41번이 연달아 연주된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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