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이 망해서 이번에는 잘 돼야 해요. 추석 분위기에 맞는 영화이니 잘 되겠죠.”
‘실미도’(2003년)와 ‘해운대’(2009년)를 통해 두 번이나 ‘1000만 관객’의 맛을 본 배우 설경구(사진)는 “요즘은 1000만 아니면 ‘꽝’이라고 생각하는 극단적인 분위기가 있다”며 “300만∼400만 정도 들어도 성공인데 중간 정도의 흥행은 무시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서부전선’에서 잃어버린 비문을 찾기 위해 안간힘 쓰는 남한군 전령병 남복을 연기했다. 24일 관객과 만나는 이 영화는 남복이 우연히 이 비문을 주운 북한군 탱크병 영광(여진구)과 티격태격하는 내용을 그리며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버무렸다. 그는 여러 차례 ‘자연스러움’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자신의 연기와 작품의 특징을 모두 아우르는 표현이다.
“제가 주로 강한 모습을 보여와서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 영화 소재는 전쟁이지만 사실 남복이나 영광 둘 다 군인이 아니에요. 남복은 농사꾼이고 영광은 학생이죠. 얼떨결에 전쟁터로 끌려왔지만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인물들이에요. 자연스러운 일상의 연기 속에서 웃음이 피어나고, 감동도 묻어나죠.” 그는 이 영화가 어리바리하게 만들어졌다고 소개하며 그런 만큼 관객들도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감독부터 배우, 스태프들까지 모두 어리바리했어요. 탱크가 중요한 소품인데 첫날 촬영하러 갔더니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또 촬영지에 매일 전투기들이 날아다녀 촬영이 계속 중단됐어요. 한·미 연합 훈련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사람들이 밉지 않았어요. 이 영화가 그런 영화예요. 밉지 않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영화죠.”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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