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춘희막이’(감독 박혁지·사진)는 이 두 할머니의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영화의 제목은 두 할머니의 이름이다. 최막이(90) 할머니와 김춘희(71) 할머니는 ‘본처’와 ‘첩’의 관계다. 두 사람의 관계는 첫 장면에 나오는 ‘1960년대까지 아들 없는 집안에 씨받이를 들이는 일이 흔했고, 어느 집에서는 아이를 얻은 후 씨받이를 내치고 어느 집에서는 그대로 첩으로 눌러 앉혔다’는 자막을 통해 알 수 있다. 김 할머니가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최 할머니에게 “어머니 되세요?”라고 묻자, 최 할머니가 “이이가 우리 영감 세컨부(세컨드)요”라고 답하는 장면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가 설명된다.
또 최 할머니가 태풍과 홍역으로 두 아들을 잃고 나서 김 할머니를 직접 들였고, 김 할머니가 아들 둘, 딸 하나를 낳은 후에도 내치지 못하고 함께 살고 있다는 정도의 내용만 알 수 있을 뿐 영화에서는 더 이상의 설명이 없어 두 사람이 어쩌다 긴 세월을 함께 살게 됐는지 궁금증이 커진다.
영화는 두 할머니의 과거보다는 현재의 ‘정’에 집중한다. 두 할머니는 깊이 팬 주름 속에 감정을 다 묻어버린 듯 서로에게 잔잔한 정을 쏟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카메라는 말없이 생선 가시를 발라 밥 위에 얹어주고, 외출할 때 서로 빗질을 해주는 두 할머니의 모습을 비추며 요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여기에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더해져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이 영화는 독일, 프랑스, 중동, 덴마크, 네덜란드 방송사와 공동 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해외 다큐멘터리 관계자들도 이 영화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고, 순 제작비 절반을 해외에서 조달했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워낭소리’(296만 명),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480만 명)를 잇는 ‘초대박’ 다큐멘터리가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12세 이상 관람가.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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