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다드토바고 검찰 승인… 부패 비리 수사 탄력 받을 듯

잭 워너(트리니다드토바고·사진) 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미국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게 된다. 워너 전 부회장은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의 측근이었기에 블라터 회장을 향한 미국의 FIFA 부패 스캔들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영국 BBC는 22일(한국시간) 트리니다드토바고 검찰이 워너 전 부회장의 미국 송환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워너 전 부회장은 FIFA 비리의 핵심인물로 꼽힌다. 지난 5월 미국 검찰에 의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14명의 FIFA 고위 관계자 중 1명이다. 워너 전 부회장은 혐의를 부인한 채 고국인 트리니다드토바고에 머물며 미국 송환을 거부해왔다.

워너 전 부회장은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과 FIFA 부회장을 지내는 동안 세계 축구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왔다. 블라터 회장의 최측근으로 월드컵 개최지 선정 등과 관련, 각종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블라터 회장으로부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2014 브라질월드컵의 TV중계권을 당시 시세의 5%에 불과한 60만 달러(약 7억 원)에 넘겨받아 부당이득을 취한 의혹도 받고 있다.

유럽 언론들에 따르면 워너 전 부회장은 헐값에 사들인 TV중계권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마케팅 회사 JD 인터내셔널을 통해 자메이카 소재 방송국 스포츠맥스에 2000만 달러(237억 원)에 재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너 전 부회장을 포함해 미국으로 송환돼 수사받는 인물은 3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제프리 웹(케이맨제도) 전 FIFA 부회장이 지난 7월 송환돼 미국 법정에 출두했다. 웹 전 부회장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지만 뉴욕 법원의 감시하에 가택연금 상태로 조사받고 있다. 또 지난주에는 스위스 사법당국이 지난 5월 체포됐던 에우헤니오 피게레오(우루과이) 전 FIFA 부회장의 미국 송환을 승인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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