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것을 스포츠맨십보다 우선해 생각했다”“이보다 더 처참한 적 없었다”

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컨시드 논란’을 일으킨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사진)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페테르센은 22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이기는 것을 스포츠맨십보다 우선해 생각했다”며 “결과적으로 팀에 손해를 끼쳤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페테르센은 전날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열린 솔하임컵 마지막날 포볼(2인 1조로 플레이를 펼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경기에서 찰리 헐(잉글랜드)과 함께 출전했다.

미국 대표인 재미교포 앨리슨 리와 브리트니 린시컴을 상대한 페테르센-헐은 16번 홀까지 동점으로 맞섰고, 17번 홀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페테르센-헐이 먼저 파로 이 홀을 마친 가운데 앨리슨 리의 버디 퍼트가 홀 약 50㎝ 부근에서 멈춰 서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앨리슨 리는 버디 퍼트 실패 후 헐이 그린을 가로질러 가는 것을 봤고 당연히 컨시드를 받아 파를 기록한 것으로 생각, 공을 집어 홀아웃 했다. 컨시드는 다음 퍼트에서 성공시킬 것으로 인정하는 걸 뜻한다. 그러나 페테르센이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해 앨리슨 리가 벌타를 받았다. 당시 페테르센은 그린 밖에 있었고 헐 역시 앨리슨 리의 버디 퍼트가 들어가지 않는 순간 그린 밖으로 나가는 듯한 동작을 취해, 앨리슨 리에게 컨시드를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포볼 경기까지 유럽 대표팀이 10-6으로 앞섰으나 미국 대표팀이 마지막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8.5-3.5로 이기면서 최종 점수 14.5-13.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컨시드 논란’이 미국 대표팀의 승부욕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페테르센은 이날 경기를 마친 직후 “우리는 그 파 퍼트가 들어가는지 볼 필요가 있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태도를 바꿨다. 페테르센은 “이보다 더 처참하고 슬픈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다”며 “골프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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