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평균자책점 공동 10위
퀄리티스타트도 17회 했지만
방망이 지원 못받아 11패 불운


프로야구 넥센의 에이스 앤디 밴헤켄은 지난 6월 7일 목동구장에서 팀 동료들에게 피자 25판을 돌렸다. 밴헤켄은 전날 선발등판에서 4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타자들이 0-8로 뒤지던 게임을 따라붙어 연장 10회 말 9-8로 역전승을 거뒀다.

패전투수 신세를 면한 밴헤켄은 선수단에 피자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배영수(한화)가 2011년 삼성에서 뛸 때 “유독 타선 지원을 못 받는데, 타자들에게 피자라도 돌려보라”는 류중일 감독의 ‘충고’를 듣고 “피자를 사겠다”고 약속하자마자 9개월 만에 선발승을 따냈던 것은 유명한 일화. 올해는 장원준(두산·오른쪽 사진)과 헨리 소사(LG·왼쪽)가 유난히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불운에 울고 있다.

장원준과 소사는 나란히 11패를 당하고 있다. 올 시즌 이들보다 패전이 많은 투수는 한화 구원투수 권혁(9승 13패 17세이브 5홀드)이 유일하기에, 선발투수 중에서는 장원준과 소사가 최다패 투수다. 장원준과 소사의 투구 성적이 나쁜 게 아니다. 평균자책점 3.86으로 공동 10위에 올라있다. 장원준은 28차례(공동 8위), 소사는 27차례(공동 15위)씩 선발 등판해 선발 로테이션도 꾸준히 지키고 있다. 투수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피안타와 볼넷을 합친 숫자를 투구 이닝으로 나눈 것)도 소사가 1.19로 전체 4위, 장원준이 1.43으로 15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장원준은 12승을 올리는 데 그쳤고, 소사는 아예 10승에도 미치지 못한 채 9승에 머물러 있다. 라이언 피어밴드(넥센)는 평균자책점이 4.41, 차우찬(삼성)은 4.60인데도 장원준과 똑같이 12승을 올렸다. 크리스 옥스프링(kt)은 4.42, 조쉬 스틴슨(KIA)은 4.82의 평균자책점에도 11승을 따냈고, 타일러 클로이드(삼성)는 평균자책점이 5.13에 달하는데도 소사보다 많은 10승을 거뒀다.

장원준과 소사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도 17차례(공동 5위)씩 해냈다. 유희관(두산), 차우찬 등과 똑같다. 그런데 유희관은 18승으로 다승 공동 1위다. 유희관이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패한 것은 한 차례뿐. 차우찬은 퀄리티스타트 때 11승 무패다. 반면 장원준과 소사는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게임에서도 4패씩을 떠안았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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