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이었던 최종범(69·사진) 씨는 지난 2007년 정년퇴직했다. 퇴직 8년 차, 최 씨의 일상은 보통의 직장인만큼이나 바쁘다.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주민센터와 공군회관에서 영어회화 교육,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등산을 하는 등 고정적인 일정이 빼곡하다. 남는 시간에는 봉사활동이나 여행을 한다. 최 씨는 최근 두 손주를 데리고 제주도 2박 3일 여행도 다녀왔다.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자택에서 만난 최 씨는 매우 건강하고 활기차 보였다. 그는 “38년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바쁘고 치열하게 살았다”며 “퇴직 후 남은 생은 자기계발과 가족과 여가를 보내는 데 쓰고 싶다”고 말했다.
최 씨가 퇴직 이후 노후생계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자신의 삶과 가족에 집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택연금’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 2012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정부보증 역모기지)에 가입해 매달 160만 원씩을 연금으로 받고 있다.
주택연금이란 고령자들이 자기가 사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연금을 받는 제도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현재 사는 집에 계속 살면서 부부 두 사람이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받은 연금과 여기서 발생한 이자는 부부 두 사람이 모두 사망한 다음 주택을 처분해 정산하면 된다.
최 씨는 “공무원연금이 나온다고 해도 그걸로는 생활비 쓰기도 빠듯했다”면서 “손주들 용돈도 줘야 하고, 친구들도 만나야 하고, 어디 여행이라도 가려면 현실적으로 돈이 더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주택연금의 장점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007년 7월 시작한 주택연금 가입자는 1000명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3065명으로 늘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주택연금의 가입 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가입 문의는 하루 배 이상 늘어났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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