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광주비엔날레가 지난 1995년 처음 열린 후 그동안 모두 10차례 비엔날레가 광주에서 개최됐다. 광주비엔날레는 종전의 회화 위주 ‘액자미술품’에서 탈피해 설치, 퍼포먼스, 뉴미디어,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시각예술의 실험적 작품을 선보이며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선도해 왔다. 특히 ‘광주정신’이 흠뻑 밴 광주비엔날레만의 차별화된 메시지는 전 세계 미술애호가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회째로 열린 비엔날레에서는 특별전에 전시된 한 민중미술가의 걸개그림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시작부터 홍역을 치렀지만 그럼에도 광주의 정체성과 함께 아시아를 비롯한 제3세계 등 소외된 국가의 근현대사를 예술이라는 매체로 재조명한 수준 높은 전시라는 호평을 받았다. 광주비엔날레는 세계적 권위의 미술 인터넷 매체인 아트넷(www.artnet.com)으로부터 ‘세계 5대 비엔날레’에 선정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11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 9월 2일부터 11월 6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및 광주시내 일원에서 개최되는 2016 광주비엔날레는 창설 20주년을 넘어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열리는 전시여서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비엔날레재단이 개막 1년을 앞두고 지난 6월 30일 2016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선정한 북유럽 스웨덴 스톡홀름의 텐스타 쿤스트홀(Tensta Konsthall) 미술관 디렉터인 마리아 린드(Maria Lind·49)에 대한 기대감도 그만큼 크다. 린드 감독은 2개월간 해외 리서치를 한 후 1차 국내 리서치를 위해 지난 18일 입국했다. 작가와 전시 주제를 정하기에 앞서 광주 역사와 문화, 한국 미술, 정서를 살펴보기 위한 일정이다. 린드 감독을 19일 광주비엔날레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선정된 후 두 번째 광주 방문이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목적은.
“광주비엔날레는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고 흥미로운 국제 예술행사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도심 한가운데서 비엔날레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광주에 와서 광주의 환경을 살펴보고 광주 시민들과 접촉을 통해 교감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과 밀착한, 지역의 정서와 맥락을 충분히 이해한 후 전시를 기획하고 싶다. 시민들과 아직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런 것에 초점을 맞춰 ‘리서치’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광주와는 이전부터 인연이 있다고 알고 있다.
“광주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3 광주비엔날레 국제큐레이터코스 지도교수를 맡으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새로운 장소에 오면 새로운 환경이나 문화를 배울 수 있어 흥미롭다. 특히 2013년에는 세계 각지에서 일하는 젊은 큐레이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당시 광주에서 일하며 광주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성, 캐릭터를 좋아하게 됐다. 한식도 광주 음식을 통해 배웠다. 모두 좋아하지만 순대는 아직도 잘 못 먹겠다.(웃음) 두 번째 광주 방문은 지난 6월 30일 예술총감독으로 선임됐을 때다.”
린드 감독은 2010년 서울에서 열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워크숍의 발제자로 참여했으며 2013년엔 광주비엔날레 국제큐레이터코스 지도교수를 맡아 광주를 직접 방문했다. 그 때문에 더욱 광주비엔날레가 안고 있는 과제인 로컬과 글로벌의 조화를 유연하게 시도하면서 새로운 시대 담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선임된 후 광주비엔날레가 유명하고, 감독이 돼서 영예롭다고 말했다. 외국에선 광주비엔날레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가.
“1995년 시작됐으니 광주비엔날레도 짧지 않은 역사를 지녔다. 미술계에 종사하기 때문에 광주비엔날레에 대해선 항상 얘기를 듣고 있었다. 특히 참여작가나 비평가들을 통해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해외의 많은 큐레이터들이 2002년, 2006년, 2008년, 2010년에 열린 광주비엔날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찰스 에셔(Charles Esche·2002년 큐레이터), 허우한루(侯瀚如·2002년 큐레이터), 오쿠이 엔위저(2008년 예술총감독)의 전시가 회자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는 전 세계 비엔날레 중 유일하게 창설문을 갖고 있다. 창설문에 ‘광주의 시민정신’에 대한 언급이 있다. 광주비엔날레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현대미술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동시에 ‘광주정신’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에는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 광주비엔날레를 얘기하면 동시에 떠오르는 것이 광주정신이다. 광주정신은 살아 있는 역사다. 특히 광주정신의 경우 동상이나 상징물을 세워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나가면서 광주정신을 이어가는 게 특징으로 여겨진다. ‘광주시민운동’(5·18 민주화운동을 지칭)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많은 시민운동이 일어났다. 1999년 시애틀 시민혁명, 아랍의 봄 등 이런 내용들과 연결지어 생각할 때 광주시민운동은 하나의 시작점이다. 이 모든 것을 연결해볼 수 있다. 광주시민운동을 시작점으로 해서 여러 세대를 거쳐 침략당했던 내용과 과거부터 있었던 갈등 등의 역사가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다.”
―인터뷰를 앞두고 국립5·18민주묘지 동행을 사전에 요구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전시 준비 단계 초반이기 때문에 이런 인터뷰조차 시기상조인지 모른다. 국립5·18민주묘지는 아직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따라서 일을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비엔날레 전시장이나 충장로 등의 익숙한 공간에서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찍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린드 감독은 광주 방문 중에 전시기획과 관련해 광주지역의 역사와 흔적이 담긴 장소를 집중적으로 돌아다녔다. 전시에 녹아들 광주정신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19일 리서치 첫날 인터뷰를 마친 후 5·18민주묘지를 둘러봤으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극장, 대인시장 등을 방문했다. 이튿날에는 무각사, 양림동 등을 찾았다. 특히 2008년 광주비엔날레 시내 사이트로 활용되면서 전통시장과 예술의 만남으로 활력이 더해진 대인시장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대인시장 내 입주작가들로부터 각별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광주전남귀농학교, 한새봉두레, 누리봄커뮤니티센터, 산수다락 등 도시 농업의 주민 커뮤니티 현장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광주에서의 리서치 마지막 날인 21일 우제길미술관에서 열린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과의 만남의 장에선 광주 방문 소감을 직접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린드 감독은 “대인시장 입주작가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공간을 살펴본 것이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다”며 “전통시장과 예술의 만남으로 활성화된 대인시장처럼 지역과 함께하는 미술전시를 기획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렸던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터전을 불태우라’였다. 새로운 창조를 위한 파괴를 의미한다. 2016 광주비엔날레에선 어떤 주제의식을 표출하고 싶은가.
“주제에 대한 언급은 시기가 이르다. 그러나 3개의 원칙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예술이 가장 중심이 된 전시다. 두 번째는 각각의 작품과 작업들이 서로 연결되고, 하나의 중개자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개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물체,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예술이 추구하는 방향과 현실을 연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중개는 예술의 형식, 전시 개념, 작품 등을 통해 표출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우리가 전시에서 준비한 모든 것이 우리가 가야 할 미래를 말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이 중심이 되는 첫 번째 원칙에 대해 설명해 달라. 예술이 중심이 안 되는 것은 또 무엇인가.
“주제를 정해 놓고 창작을 하기보다 창작을 통해 주제가 드러나는 작업을 하고 싶다. 전시에 대해 생각할 때 먼저 주제를 정한 후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을 하고 과정 속에 주제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정신을 담는다 할지라도 광주정신을 담기 위해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전시를 기획하기보다 ‘전시를 만들다 보니 그 안에 광주정신도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갔다’는 식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지난해 열렸던 비엔날레의 경우 직접 관련이 없는 특별전에 전시된 작품이지만 한 민중미술작가의 걸개그림이 문제가 되며 시작부터 홍역을 치렀다. 이처럼 정치적 성향이 강한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모든 작품이 정치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 예를 들어 작업하는 동기가 정치적인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어떻게 제작됐느냐에 따라 정치적인 의견이 담길 수도 있다. 또 그렇지 않았는데 어디서 보여줬는지에 따라 정치적인 의미를 띠는 경우도 있다. 정치적이건, 그렇지 않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숙고하게 하는 작품에 관심이 많다. 정치적으로 접근하더라도 예술인 만큼 사려 깊고 복합적이어야 한다.”
―어떤 작품이 문제가 될 때 항상 나오는 얘기가 ‘표현의 자유’다. 표현의 자유, 그 경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 생각한다. 물론 표현의 자유로 인해 타인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별한 의도를 가지지 않고 말했지만 그 말이 누군가를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도 타인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해야 한다.”
―2016년 광주비엔날레는 창설 20주년(1995년 제1회 비엔날레 개최)을 넘어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열리는 전시여서 기대가 크다. 지난 2014년 비엔날레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할 것인가.
“내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오늘날 예술이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 하나의 독특한 논의로서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데, 종교, 철학, 과학 등 이러한 모든 것을 포함한 메타포로서 작용하는 것이 오늘날 예술이다. 그런 관점에서 예술이 현대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 예술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틀이다.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형식으로 종교, 철학 등을 거론한다. 예술은 그보다 더 큰 상위의 개념이다. 우리가 현실을 보는 가장 큰 개념이다.”
―그 같은 개념적 접근도 좋지만 구체적으로 2016 광주비엔날레에서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것을 알고 싶다.
“앞서 말한 예술의 3가지 원칙에 입각해 전시를 구성하겠다. 굳이 말하자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전시관 안에서 체험을 통해 전시를 느낄 수 있는 것을 강조하겠다. 얼마 전 열렸던 오스트리아의 제1회 비엔나비엔날레에서 한 섹션을 맡아 큐레이팅했는데, 거대한 공간에서 그 공간이 주는 느낌이나 감정들을 고려해 전시를 구성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도 관람객이 공간 자체를 느낄 수 있는 전시를 하겠다. 또 실제 전시장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그 같은 원칙에 입각해 전시를 구성할 계획이다. 특히 광주의 경우 지역민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 6월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선임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내년에 열리는 광주비엔날레는 작가와 대중, 예술계 종사자, 주민들이 예술의 이름으로 모여서 함께 토론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 알려 달라.
“2016 광주비엔날레 전시 오픈까지 11개월의 시간이 있다. 따라서 작가들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는 입장이다. 지역 협업 프로젝트는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번 리서치를 통해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민과 협업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보겠다.”
―이전에도 지역주민과의 협업을 통한 전시를 기획해본 적이 있는가.
“있다. 현재 스톡홀름 텐스타 쿤스트홀에서 일하고 있는데 지역민과 한 장소에서 협업하는 프로젝트를 5년 동안 진행했다. 스톡홀름 도심에서 텐스타는 지하철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데 인구 150만 명 정도의 도시다. 광주와 비슷한 규모지만, 사실상 유럽에서 가장 빈부의 격차, 인종의 격차가 두드러진 도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중동 이민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은 스웨덴에서 이전과 다른 배경과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내용을 담은 프로젝트를 중동 이민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했다. 이민자 주민들과 함께 작품 제작, 교육 프로그램, 요리 코스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워크숍을 하거나 이를 주제로 투어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가진 문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이를 예술로 작업화했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지금 광주비엔날레 홀이 시민들의 거주지 안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그래서 광주 시민들과의 협업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예술기관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들어 있는 게 매우 중요하고, 이 같은 상황을 전시기획에 반영해야 한다. 텐스타 쿤스트홀에서 작은 규모로 했던 전시들이 광주비엔날레로 오면서 큰 규모로 실행될 것이다.”
―디렉터로 근무 중인 스톡홀름 텐스타 쿤스트홀은 어떤 미술관인지 설명해 달라.
“텐스타 쿤스트홀은 6명의 직원이 있는 작은 공간이다. 거주지역에서 예술가들끼리 모여 만든 사립 형태의 기관이다. 1998년 만들어졌다. 그런데 설립하는 데 있어 부분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그처럼 부분적으로 지원받은 게 문제점 중의 하나다.”
―광주비엔날레에서는 회화 외에도 각종 퍼포먼스와 뉴미디어가 동원돼 현대 전위예술의 실험장과도 같은 분위기를 접할 수 있다. 현대미술의 세계적인 흐름에 비춰 보면 어떤가. 또 베니스비엔날레와 비교한다면.
“현대미술이 뛰고 있는 심장이자 맥박의 현장을 광주비엔날레가 보여주고 있다. 물론 광주비엔날레 성격이 감독에 따라 달라지지만, 해당 시기마다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제대로 잘 담아내고 있다. 베니스비엔날레와 비교해도 광주비엔날레가 훨씬 더 흥미롭다. 광주비엔날레는 광주라는 장소의 내용과 맥락에 맞게 전시가 진행되지만, 베니스는 행사가 치러지는 공간인 베니스의 지역성과 무관하게 이벤트처럼 전시가 열린다. 규모가 큰 비엔날레를 봤을 때, 상파울루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가 지역과 내용적으로 밀착돼 있으며 규모가 작은 비엔날레의 경우 러시아 우랄비엔날레,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비엔날레 등을 꼽을 수 있다. 4개 비엔날레가 나에게는 모두 흥미롭다.”
광주비엔날레를 거쳐 간 참여작가와 예술감독들은 베니스비엔날레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비엔날레에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해 5월 열린 베니스비엔날레에서도 초청 한국 작가 3명 중 임흥순, 남화연 등 2명이 광주비엔날레 출신이다. 2008년 7회 행사 당시 광주비엔날레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었던 오쿠이 엔위저와 8회 감독이었던 마시밀리아노 지오니는 연이어 베니스비엔날레 감독으로 ‘낙점’되기도 했다.
―지난해 세계 5대 비엔날레로 광주비엔날레가 선정됐다. 하지만 20년 동안 광주비엔날레 관람객은 거의 5분의 1로 줄었다. 내년 비엔날레에서는 보다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있는지. (2014년 관람객은 20만여 명에 불과했다. 이는 1995년 1회 행사 때 100만 명 이상이 찾은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도 채 안 되는 숫자다)
“사실 관람객 수치에 관한 것은 재단이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관람객 숫자가 늘고 줄어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람들이 예술을 만났을 때 무엇을 느끼는지 질적인 측면에 가치를 둬야 한다. 적은 인원이라도 작품을 통해 훨씬 더 풍부한 경험을 하고, 가치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주비엔날레를 많이 찾는 학생 단체관람만 해도 그렇다. 단체로 몰려와 줄 서서 눈으로 전시만 보고 나가는 게 아니라 교감하고 체험하는 교육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의 광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에 예술총감독을 맡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그리고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공석인데, ‘외국인이냐 한국인이냐’ 말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달라.
“더 많은 사람, 특히 외국인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 영역을 다양하게 넓혔을 때 우리는 더 재미있는 전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에 와 있는데 한국 사회 전반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지원이 필요하지만, 잘 모르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 문호가 열려 있고 누구에게나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직도 그런 점을 고려해볼 수 있다.”
―본인에게 국립현대미술관장 제의가 온다면.
“(웃음) 생각해볼 수 있다. 예술이라는 것은 편안하다고 느끼는 상태를 넘어서 나아가는 도전이다. 예술가로서 항상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린드 감독은 광주 일정을 마친 후 22일 서울로 올라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의 전시를 참관하고 관계자들과 면담한 후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그는 텐스타 쿤스트홀에 11월 휴직계를 내고 본격적으로 광주비엔날레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광주에는 개막 1개월여 전인 2016년 8월 초부터 상주하게 된다.
인터뷰 = 이경택 부장대우(문화부) ktlee@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