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열릴 2015 프레지던츠컵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회 기간이라야 1주일도 채 안 되지만 개최 비용은 200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런 골프대회는 국내에서는 처음이며 앞으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골프 인구 400만 명에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은 한국골프는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석권하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챔피언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5년 전 프레지던츠컵을 한국에서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한국은 이처럼 골프에 대한 인기나 열정만 놓고 보면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만큼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고 골프용품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소비국이 된 지 오래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골프를 통해 한국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기회로 평가하고 지난 2월 프레지던츠컵 ‘명예 의장’을 수락했습니다. 프레지던츠컵 개막을 전후로 선수단, 대회 관계자들과의 만찬이 예정돼 있고 대회를 참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광복 이후 대통령이 골프행사에 관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쨌거나 프레지던츠컵 이후 국내 골프 환경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대가 있는 만큼 우려 또한 큰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에겐 올림픽이나 월드컵,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에도 ‘반짝 효과’에 그쳤던 경험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골프 활성화’ 대책입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월 내각에 ‘골프산업 활성화’ 대책 마련을 지시한 지 6개월 만에 나온 대책인데 내용을 보면 실망을 넘어 헛웃음만 나옵니다. 대책의 핵심은 대중골프장의 그린피를 4만∼5만 원 낮추고, 캐디 선택제를 통해 이용객들의 골프 비용을 낮추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산악지형에 만든 골프장에서 캐디 없이 셀프로 카트를 끌며 골프 치기 힘든 현실을 외면했고, 세금으로 갈수록 경영이 악화되는 골프장 사업주에게 또 다른 희생만을 강요한 행태입니다. 그린피가 비싼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비현실적이란 지적을 받고 있고, 이미 십수 년 전 김대중정부 때의 대책을 베꼈다는 혹평이 나왔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선 만큼 이번엔 ‘뭔가 있겠지’ 하며 기대에 부풀었던 골프업계는 “현실을 외면한 책상머리 대책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린피를 낮추려면 요금의 40%가 넘는 징벌적인 골프장 세금을 손질해야 하는데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이처럼 ‘동떨어진’ 대책이 공무원들의 골프에 대한 편견 때문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생깁니다. 적어도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먹고 살 만한 사람’들이고, 국민의 10%도 안 되는 ‘소수’라는 편견은 과거 50년 동안 이어져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라면 프레지던츠컵이 끝나도 한국 골프는 달라지는 게 하나 없을 것 같습니다.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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