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이어 KT 이석채도 무죄 판결 … 法개정 목소리 높아
대기업 수사 난관 봉착땐
‘최후의 보루’ 처럼 활용
범죄액수 커져 나쁜 죄 부각
무죄 가능성 커도 무리한 적용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에 대해 1심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검찰의 배임죄 적용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대기업 회장 수사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배임죄를 검찰이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와 일부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대기업 사건에서 배임죄를 거의 빠뜨리지 않고 적용하는 이유에 대해 범죄 혐의 액수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기업 사건을 다수 맡은 경험이 있는 대형 로펌(법률회사) 소속 변호사는 25일 “배임으로 기소되면 범죄 혐의 액수가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범죄 액수가 커지면 죄질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103억5000만 원의 배임과 11억7000만 원의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배임 액수가 횡령 액수의 10배 정도 된 것이다.
재계에서는 비자금 수사를 하다 잘 안 될 경우 ‘최후의 보루’로 배임죄를 활용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1년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회사에 60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 회장에게 3024억 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결했고, 2심에서는 인정된 배임 액수가 1797억 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에서는 일부 배임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결했고, 파기환송심에서 최종 인정된 배임 액수는 1585억 원이었다. 이 같은 재판 결과를 두고 재계에서는 “총수의 비자금 조성을 통한 횡령 혐의를 저인망식으로 수사하다가 잘 되지 않자 배임 액수를 과장해 기소했다”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건에서도 재판이 거듭될수록 배임 인정 액수가 낮아졌다. 1심에서는 363억 원, 2심에서는 309억 원이 각각 배임 액수로 산정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배임액 산정이 잘못됐다며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가 아니라 형량이 더 낮은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하라는 취지로 판결한 것이다.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성과를 의식해 법원에서 무죄 가능성이 큰 사안에 대해서도 무리하게 배임을 적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기소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최후의 보루’ 처럼 활용
범죄액수 커져 나쁜 죄 부각
무죄 가능성 커도 무리한 적용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에 대해 1심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검찰의 배임죄 적용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대기업 회장 수사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배임죄를 검찰이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와 일부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대기업 사건에서 배임죄를 거의 빠뜨리지 않고 적용하는 이유에 대해 범죄 혐의 액수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기업 사건을 다수 맡은 경험이 있는 대형 로펌(법률회사) 소속 변호사는 25일 “배임으로 기소되면 범죄 혐의 액수가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범죄 액수가 커지면 죄질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103억5000만 원의 배임과 11억7000만 원의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배임 액수가 횡령 액수의 10배 정도 된 것이다.
재계에서는 비자금 수사를 하다 잘 안 될 경우 ‘최후의 보루’로 배임죄를 활용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1년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회사에 60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 회장에게 3024억 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결했고, 2심에서는 인정된 배임 액수가 1797억 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에서는 일부 배임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결했고, 파기환송심에서 최종 인정된 배임 액수는 1585억 원이었다. 이 같은 재판 결과를 두고 재계에서는 “총수의 비자금 조성을 통한 횡령 혐의를 저인망식으로 수사하다가 잘 되지 않자 배임 액수를 과장해 기소했다”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건에서도 재판이 거듭될수록 배임 인정 액수가 낮아졌다. 1심에서는 363억 원, 2심에서는 309억 원이 각각 배임 액수로 산정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배임액 산정이 잘못됐다며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가 아니라 형량이 더 낮은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하라는 취지로 판결한 것이다.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성과를 의식해 법원에서 무죄 가능성이 큰 사안에 대해서도 무리하게 배임을 적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기소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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