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 마무리하며
동생 박찬구와 분쟁도 거론
법정다툼 속 화해 여부 촉각


“죄송합니다. 수년 동안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4일 오후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 50%+1주(175만8536주)를 7228억 원에 사들이기로 하면서 첫 마디를 자축이 아닌 사과로 시작했다.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벌이고 있는 분쟁을 언급한 것인데 ‘통렬한 자기반성’이 느껴졌다. 6년 만에 그룹 지주사 금호산업 최대주주로 복귀해 그토록 원하던 그룹 재건을 눈앞에 뒀지만, ‘화합’이 바탕이어야 한다는 의지가 분명해보였다.

박삼구 회장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본인의 부덕한 탓으로 가족 문제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경영 위기가 찾아오기 전 상태로 그룹을 정상화하는 게 재건의 의미라면 ,형제 사이도 그때로 되돌려 ‘복원’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배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가족경영의 전통은 지난 2009년 그룹 워크아웃 당시 형제가 갈라서면서 중단됐다. 당시 박삼구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동생 박찬구 회장을 해임하고 자신도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후 두 형제는 공식 석상에서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맏형인 고 박성용 회장 10주기 추모행사도 각자 가졌다.

현재까지는 민·형사 법정 싸움이 이어지고 있어 화해로 연결될 수 있을지,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박찬구 회장 측은 지난해 8월 유동성 악화 당시 부실 계열사의 기업어음(CP)매입 문제와 관련해 배임죄로 박삼구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박삼구 회장 측이 금호석화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이전등록 청구소송 항소심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 측이 박삼구 회장과 금호산업 채권단의 매각가 ‘밀고 당기기’에 관여하지 않는 최소한의 ‘도리’를 보여주면서 화해가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메시지는 극적인 화해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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