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기지 SSU 이기영 대원, 국군의 날 앞두고 본지 통화“영하 20도 이하의 추위와 파고 3∼4m가 넘는 파도 등 극한의 남극 바다에 파견된 유일한 해군으로서, 150여 명의 연구원들과 세종기지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생각을 항상 가슴 깊이 새기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근무 중인 남극대륙 유일의 한국군인 이기영(39·부사관 157기·사진) 상사는 10월 1일 국군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겨울철 블리자드라 불리는 눈 폭풍과 맹추위 속에서 매일 기지 주변을 수차례 순찰해야 합니다. 파견 기간 1년 중 단 하루도 편히 쉴 수 없고, 단 하루의 휴가도 없으며, 무엇보다 가족과 만날 수도 없지만 최강의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이라는 자부심으로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세종기지 앞 바다는 남극의 여름철(11월부터 2월까지) 기간 중 얼지 않기 때문에 이 시기에 집중적인 활동이 이뤄진다. 이 기간 중 150여 명의 국내 연구진이 기지를 방문해 연구활동을 펼치고 보급품 수송도 집중된다. 이 상사는 “여름철이라 해도 해수 온도가 영하 2도이고, 유빙(遊氷)이 많은 데다 파고가 높아 보급품 수송작업은 기상이 좋은 날 3∼4일에 걸쳐 집중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하루 두세 시간밖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작업량이 폭주한다”고 전했다. 이 상사는 “장비점검 등 아무리 사소한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만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평소 훈련받은 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상사의 임무는 고무보트와 바지선을 운용해 연구원들의 연구활동을 안전하게 지원하고 보급품을 수송하는 일이다.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 섬에는 부두가 없어 일반 선박의 접안이 불가능해 보급품 등 물자와 사람을 고무보트나 헬기로 이송해야 하는 고난도 임무다. 킹조지 섬은 1년 내내 영하의 날씨로 인해 콘크리트 양성이 안 돼 부두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해군이 최강의 SSU 요원을 해상안전담당 요원으로 남극기지에 파견하는 이유다. 지난해 11월 파견된 이 상사는 여수 북한 반잠수정 인양, 천안함 인양, 세월호 침몰사고 등 해군의 주요 구조작전에 참가한 최고의 베테랑이다. 해군은 2009년부터 고무보트 운용 및 잠수 능력을 갖춘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또는 SSU 대원 1명을 파견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