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선‘연내 금리인상’ 예고
무역 1조달러 유지도 난망
한국 수출의 부진이 9월에도 이어졌다. 지난 8월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회복세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특히 올해는 3분기 수출 실적이 6년 이래 최악으로 나타난 데다, 4분기에도 유가 하락과 원화 환율 변동성의 확대, 글로벌 수출시장의 불황 등 ‘3대 악재’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연간 기준 수출 ‘역성장’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국내 수출 증가율은 -8.3%로 지난 8월 -14.8%보다는 다소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8월의 경우 선박 부문에서 대형 시추드릴십 인도 유예와 중국 톈진(天津)항 폭발 사고 등의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로 인해 마이너스 두 자릿수의 실적 악화를 기록했다. 9월에는 이 같은 돌발적인 변수가 없었음에도 유가 하락의 영향 등으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나타냈다. 유가는 8~9월 들어 전년 대비 2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배럴당 평균 97달러였던 유가는 올 9월에 45달러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석유제품 분야는 올해 들어 월평균 20억~30억 달러가량 손해를 보고 있으며 9월 역시 25억 달러나 감소했다. 결국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인해 3분기 수출 역시 -9.4%를 기록해 2009년 3분기(-17.6%) 이후 최악의 실적을 나타냈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선통신기기나 반도체, 자동차부품, 가전 등 주력 품목 일부에서 수출 호조를 보였지만 석유화학·석유제품 등 유가품목의 수출 부진과 선박, 철강 부문의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인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닥을 쳤다고 보긴 이른 상황이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부족 현상과 함께 공급과잉 상태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원화 환율 변동성까지 커져 4분기도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4분기 수출산업경기 전망지수(EBSI)는 100.4로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우리나라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과 원화 환율 변동성의 확대, 중국 등 개발도상국들의 시장잠식 등으로 인해 4분기 수출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 연말까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둔화와 신흥국 경기불안 등 수출의 하방리스크 요인들도 산재해 있어 긍정적인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유가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4분기 수출 실적도 3분기와 다름없을 것”이라며 “역성장은 물론 무역 1조 달러 규모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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