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최종적으로 그린 위에서 울고 웃으며 최고의 승부를 낸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때만이 아름다운 미소를 지닐 수 있다. 2015년 작.  김영화 화백
골프는 최종적으로 그린 위에서 울고 웃으며 최고의 승부를 낸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때만이 아름다운 미소를 지닐 수 있다. 2015년 작. 김영화 화백
가끔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다 보면 상대방을 위한 배려 없이 레슨을 하는 경우를 본다. 스윙이 잘못됐다며 자신의 이론을 강요한다. 정말 잘못된 행태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키가 다르고 몸무게와 체형, 성격이 다른데 어째서 모든 것을 보편적인 레슨 이론에 맞추려 하는지 모르겠다.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을 똑같은 스윙 원리로 가르친다면 어떻게 될까. 우즈는 천부적인 탄력을 이용해 파워풀한 스윙을 만들어 낸다. 반면 미켈슨은 간결하면서도 큰 힘을 들이지 않는 심플한 스윙을 한다. 과연 누구의 스윙이 좋고 나쁘단 말인가. 자신의 스윙을 찾기 위해 우즈는 수없이 반복 동작을 하고 미켈슨은 연습을 최소화한다. 누구의 스윙이 옳고 그릇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남의 스윙에 대해 함부로 끼어드는 것은 실례다. 한 사람의 골프를 망치게 할 수 있다. 물론 스윙에 대해 질문하거나 궁금해하는 골퍼에게는 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공공연히 끼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국내 골프장 조형 1인자로 평가받는 J 대표는 30년 넘게 참 많은 설움을 당했단다. 새내기 시절 일본 기술자들이 그린 조형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 주지 않자, 그들이 모두 퇴근한 뒤 손으로 하나씩 만져 가면서 그린 특징과 언듈레이션, 공법을 도면에 옮겨 가면서 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그는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두 번째로 ‘확인’ 작업이, 그다음 그 기술을 직접 ‘가르치는 것(봉사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만약 골프장 조형을 교재로 전수받았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것이라고 확언한다. 나만의 조형법이 있었기에 그는 1인자가 될 수 있었다.

골프에 있어서도 보편적인 레슨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스윙이 더 필요하다. 골프채널에서 나오는 레슨 법을 그대로 따라 하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 단, 보편적인 스윙 원리를 통해 나만의 스윙을 찾아야 한다. 프로가 아닌 일반 주말골퍼가 수많은 골프 이론과 선수들의 스윙을 따라 한다는 건 무리다. 자신에게 알맞은 스윙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연습장에서 때려 내는 수백 개의 샷 가운데 1∼2개 정도는 자신이 흡족해할 만한 스윙이 있다. 그것이 바로 나만의 스윙이다. 몸과 머리에 기억해야 한다. 이 스윙법은 우즈도, 미켈슨도 부럽지 않은 나만의 완성된 스윙이 될 것이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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