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유럽·중국서도 주춤
신뢰잃어 점유율 회복 어려워

현대·기아차 전년비 17.8% ↑
포드·토요타도 두자릿수 증가


9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폭스바겐 등 독일차들의 판매가 주춤한 반면 현대·기아자동차와 미국 및 일본 브랜드들이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파문에 따른 지각변동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9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보다 15.7% 증가한 144만2113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폭스바겐은 같은 기간 0.6% 증가한 2만614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전체 증가율에 못 미치는 실적 탓에 점유율은 2.1%에서 1.8%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친환경과 고연비·고출력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며 최근 미국에서 판매량을 빠르게 늘려 왔던 폭스바겐으로서는 적잖은 타격이다. 지난 9월 18일 내려진 디젤 모델 판매 중단 조치로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소비자 신뢰를 잃은 탓에 당분간 시장점유율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른 독일차들도 시장 전체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9월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6.1% 증가한 3만133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BMW도 4.0% 늘어난 2만6608대를 판매했다. 다만 A3 모델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이 적발된 아우디는 16.2% 증가한 1만7340대를 판매해 아직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차들이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파문 후폭풍으로 주춤한 반면 한국차와 미국차, 일본차 등은 반사이익을 보며 큰 폭의 판매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현대차가 지난해보다 14.3% 증가한 6만4015대, 기아차가 22.6% 늘어난 4만9820대를 판매하는 등 전년 대비 17.8% 증가한 11만3835대를 팔아치워 9월 기준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시장 전체 증가율을 웃도는 판매증가율로 점유율 역시 지난해 9월 7.8%에서 올해 7.9%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포드가 23.3%의 높은 판매증가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GM(12.5%), 크라이슬러(13.6%) 등 미국 ‘빅3’가 모두 두 자릿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토요타(16.2%), 혼다(13.1%), 닛산(18.3%) 등 일본차들도 예외 없이 큰 폭의 판매증가를 기록해 독일차 점유율 하락에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파문으로 세계 2위 시장인 미국에서 폭스바겐 등 독일차 판매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유럽, 중국 등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도 후폭풍이 이어질지 관심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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