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폭 늘어 보행 편해지고
미관 좋아지자 젊은층 명소로
상인들 “방문객 50%는 늘어”
“얼마 전까지 우범지역으로 인식돼 사람들이 외면했던 이 거리가 이제는 젊은이의 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남쪽 이화상가 골목(소방서 골목)이 낡은 우범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1일 이태원로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 근처의 소방서 골목. 입구에 ‘이태원 이화상가 거리 재정비 완공’ 현수막이 내걸린 가운데, 125m의 골목길에 약국과 전파사, 식당, 술집, 환전소, 아이스크림 가게, 게이바 등 다양한 업종의 44개 점포들이 옹기종기 조화를 이루며 밀집해 있었다.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양기남(여·65) 씨는 “어지럽게 널려있던 불법 시설물이 정리되고 도로 포장도 새로 이뤄진 후 주로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한 방문객이 전보다 50%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깨끗하게 정비된 거리에 젊은 연인과 외국인 관광객 등이 몰려다니며 거리 구경을 즐겼다.
이 같은 천지개벽은 용산구가 올해 9월까지 각종 불법 시설을 제거하고 도로 포장과 전봇대·맨홀 정비에 나서는 등 거리 정비를 완료한 결과다. 소방서 골목은 최근까지 낙후지역으로 인식됐지만 사실 1970∼1980년대만 해도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들이 포진한 대표 환락가로 꼽혔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정부가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심야영업을 집중 단속하면서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장사가 어렵게 된 상인들이 경쟁적으로 가판대나 비가림막, 난간, 카페테라스 등 불법·무단시설물을 세우면서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거리가 망가졌고 밤에는 범죄위험 우려도 크게 높아졌다. 이태원 중심지도 자연스럽게 이태원역 북쪽 해밀톤호텔 뒤편으로 옮겨갔다.
이곳이 변화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계기는 2011년 구가 접해있던 로데오거리에 소방도로 길을 내면서부터. 각종 패션·잡화점, 음식점, 주점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부터 거리에 활력이 다시 돌기 시작했다.
구가 “거리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주민 민원을 받아들여 거리 정비를 완료한 이후 최근엔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관계자는 “정비 후 기존 4m에 불과했던 거리 폭이 최대 8m까지 늘어나 주민 보행 편의는 물론, 미관도 훨씬 좋아졌다”며 “최근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골목길의 매력에 빠진 젊은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유회경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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