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복합점포 시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융합형 신금융 복합점포인 KEB하나은행 골드클럽에서 한 고객이 은행과 증권, 보험 상품을 원스톱으로 상담받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융합형 신금융 복합점포인 KEB하나은행 골드클럽에서 한 고객이 은행과 증권, 보험 상품을 원스톱으로 상담받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하나금융그룹, 외국인 전용 PB센터 ‘차별화’
신한금융그룹, 문턱 낮춰 자산1억에도 서비스
KB금융그룹, 손보·생보 업계 최초 동시입점

우리은행, 삼성證 등과 제휴 경쟁력 강화
기업은행, 시화공단 등에 中企 대상 개설
농협은행, 4개 복합점포 총자산 6兆 증가


‘칸막이를 없애라!’ 은행권이 ‘융합형 신(新) 복합점포’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뛰어들고 있다. 올해부터 관련 금융규제 완화에 힘입어 ‘칸막이가 없는 복합점포’ 개설이 가능해진 때문이다. 지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들어서만 복합점포 7개를 신설하는 등 업계 최다인 45개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에 6곳을 추가 신설하는 등 복합점포 비중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올 들어 신설된 복합점포의 콘셉트는 기존의 복합점포와는 차원이 완전히 달라졌다. 종전에는 규제 탓에 은행과 증권사 지점이 같은 건물에 입점해 있더라도 고객에게는 별개의 지점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지금은 출입구와 창구, 상담실을 공동으로 사용해 하나의 지점처럼 비쳐진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투자은행 기능을 결합한 복합금융점포를 제시, 기존 자산관리(PB)센터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나가도록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증권·보험 서비스를 이처럼 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압구정PB센터’를 운영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국내 최초로 외국인 자산가를 위한 전용 복합점포인 ‘인터내셔널 PB센터’를 ‘역삼역금융센터’에 구현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1년부터 은행과 증권, 은행과 종합자산관리 등으로 나뉜 계열사의 자원과 사업라인을 각각 통합한 ‘CIB’와 ‘WM’ 사업부문을 출범토록 해 고객에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둬 왔다. 특히 2012년 1월 은행과 증권의 PB센터를 한 건물에 두게 하는 복합점포 형태의 ‘신한PWM센터’의 문을 처음 열기 시작해 올 8월 말 현재 자산가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27개까지 늘려 왔다.

또 대상을 기존 자산 기준 3억 원 이상에서 1억 원 이상으로 낮춘 ‘신한PWM 라운지’를 7월 전국 16개 지점에 열어 은행과 금융투자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PWM센터의 연평균 자산 성장률은 10.6%에 달한다. 은행과 금융투자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거래 규모 역시 종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

KB금융그룹은 9월 24일부터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은행·증권 복합점포에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을 입점시켰다. 이로써 고객이 은행·증권 자산관리서비스와 함께 기존 방카슈랑스(은행연계보험)에서 취급하지 않는 자동차보험, 종신보험 등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전문적인 재무설계가 가능한 공인재무설계사(CFP) 및 언더라이팅(계약심사) 담당자 등 우수 직원을 각각 2명씩 현장에 배치토록 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동시 입점은 업계 최초”라면서 “고객 지향적인 영업환경을 구축하고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올해에만 5개를 신설하는 등 총 14개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맞서, 비은행 계열사를 매각해 온 우리은행은 4월부터 삼성증권·키움투자자산운용·현대캐피탈 등과 연합 전선을 구축·확대하는 전략으로 ‘복합점포 경쟁’에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4월에는 삼성증권과 손잡고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 및 광양포스코금융센터·삼성증권 삼성타운지점 등 3곳에 상호 입점토록 했는데, 비계열사 간의 금융복합센터 개점은 처음이다.

그뿐만 아니라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손잡고 은행 고객을 위한 맞춤형 펀드 상품을 개발·판매하고, 추가 대출이 필요하거나 제2금융권 이용을 원하는 고객에겐 현대캐피탈의 중금리형 대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복합센터를 통해 한 차원 높은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IBK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은 4개 복합점포를 운영하면서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특성을 살려 도심뿐만 아니라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 등에도 복합점포를 개설하고 중소기업 CEO 등도 원스톱으로 복합 금융상품을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또한 보험업권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연금판매만 가능한 단종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면서 “상품 차별화와 시너지 창출 방안을 검토 중인데, 규제 추이 및 업계 동향을 살펴본 후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수도권에 4개 복합점포를 운영 중이며, 이달 중으로 부산에 5호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 중 2곳에는 은행·증권사 외에 보험사도 입점한 상황이다.

이들 4개사는 개점 전보다 총자산은 7월 말 현재 6조4386억 원 증가한 32조4890억 원, 고객(1억 원 이상) 수는 1568명 늘어난 6879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은행과 증권사가 서로 소개해 거래가 성사된 건수만 해도 48건에 달하고, 해당 거래 규모만 해도 732억 원에 달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가 직접 복합점포를 찾아서 공동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면서 “일괄 처리가 가능해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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