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 사실상 영구제명 추진이어
알리 왕자 견제 수위 거세질 듯

블라터가 형제라고 불렀던 함맘
뇌물공여 혐의 씌워 축출 시켜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장기, 아니 영구 집권 야욕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겉으로는 내년 2월 26일 회장 선거 이후 물러나겠다고 하지만 뒤로는 유력한 차기 FIFA 회장 후보들의 축출을 시도하고 있다.

블라터 회장은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결별한 데 이어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에 대한 사실상의 영구제명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출마를 선언한 요르단의 알리 빈 알 후세인 왕자도 블라터 회장의 다음 공격대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알리 왕자는 플라티니 회장의 돈 거래 의혹 이후 가장 많은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견제 수위가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블라터 회장은 1998년 처음 FIFA 수장에 오른 이후 지난 17년간 5선에 성공하면서 자신의 체제 유지에 방해된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칼을 꺼내 들었다.

카타르 출신의 무함마드 빈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블라터 회장은 ‘형제’라고 불렀던 함맘 전 회장이 2011년 6월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자 뇌물공여 혐의를 씌웠다.

블라터 회장은 함맘 전 회장이 선거 직전 북중미카리브해연맹 임원들에게 4만 달러(약 4600만 원)의 돈 봉투를 건넸다는 혐의로 FIFA 윤리위원회의 조사 및 심사를 거쳐 후보직을 박탈하고 영구제명했다.

이후 블라터 회장은 단독 후보로 출마해 순조롭게 4선에 성공했다. 함맘 전 회장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해 증거불충분 판결을 받았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블라터 회장은 오히려 90일간의 자격정지를 더 추가했고 결국 함맘 전 회장은 축구계를 떠나야 했다.

‘함맘 사례’는 6일 정 명예부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FIFA 윤리위의 조사 과정과 닮은꼴이다.

윤리위를 전면에 앞세웠다. 그리고 윤리위는 2010년 정 명예부회장이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7억7700만 달러(약 9184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축구발전을 위해 쓰겠다는 서한을 국제축구 관계자들에게 발송한 데 대해 15년 자격정지를, 정 명예부회장이 윤리위를 비판한 데 대해 추가로 4년의 자격정지를 추진하고 있다. 19년의 자격정지는 사실상 영구제명인 셈이다.

외신들은 정 명예부회장을 축출하려는 시도는 블라터 회장의 ‘영구 집권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블라터 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 이후에도 남아 영향력을 유지하는 걸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차기 회장 당선자가 없으면 블라터 회장이 계속 권좌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런 각본은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유력한 후보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자격정지 징계에 처하면, 차기 회장 선거는 실시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FIFA 회장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과연 후보 등록을 할 수 있을까”라며 “블라터 회장은 ‘내년 2월 26일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회장 당선자가 없다면 내가 어쩔 수 없이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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