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팀이 15.5점을 얻어 인터내셔널팀을 상대로 1점 차의 힘겨운 승리를 거두며 대회 6연패에 성공했다.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 24명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미국팀에선 백전노장 필 미켈슨(45)이, 인터내셔널팀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듀오’ 루이 우스트히즌(33)과 브랜든 그레이스(27)가 선봉에 섰다. 양 팀은 마지막 날 12번째 싱글 매치이자 마지막 경기인 배상문(29)-빌 하스(33)의 격돌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는 초박빙의 접전을 펼쳤다.
이번 대회 최고의 샷 중 하나는 미켈슨이 둘째 날인 9일 포볼매치 12번 홀(파4)에서 선보인 벙커 샷 이글이었다. 미켈슨은 앞선 홀에서 한 종류의 볼을 사용해야 하는 규칙을 어기고 다른 볼을 사용해 벌타를 받은 상황에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뒤집는 역할을 했다. 벙커 샷 이글은 미켈슨이 이번 대회 4차례 매치에서 무패를 기록하는 원동력이 됐다. 프레지던츠컵 11차례 대회에 모두 출전한 미켈슨은 최근 투어에선 부진했지만, 단장 추천선수로 나와 건재를 과시했다.
배상문이 9일 대니 리(25)와 짝을 이룬 포섬매치 18번 홀 동점 상황에서 5m 버디 퍼트에 성공한 것도 명장면 중의 하나였다. 배상문은 이 퍼트 성공으로 리키 파울러(27)와 지미 워커(36) 조를 1홀 차로 물리쳤고, 미국팀과 점수 차를 좁혀 추격의 발판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양 팀 선수 중 유일하게 5전승을 거둔 그레이스가 사흘째인 10일 포볼 매치 14번 홀 그린 주변 러프에서 친 ‘플롭샷’도 명품으로 인정받는다. 그레이스가 핀과 10m 정도 떨어진 급경사 내리막에서 과감하게 친 플롭샷은 수직으로 솟아올랐고 볼은 홀 50cm 앞에 떨어졌다. 그레이스는 신기의 샷으로 버디를 잡아냈고 무패를 질주했다.
우스트히즌은 마지막 날 싱글 매치 1번 주자로 나서 패트릭 리드(25)에 17번 홀까지 1홀 차로 뒤졌지만, 18번 홀에서 2온 시킨 뒤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동점을 이루며 인터내셔널팀에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겼다.
이번 대회 내내 승점을 얻지 못했던 크리스 커크(30)가 마지막 날 싱글 매치 18번 홀에서 빚은 버디 퍼트는 ‘MVP감’이다. 미국팀 전체가 패배할 수도 있었던 분위기에서 커크의 10m짜리 버디 퍼트 성공은 상대에 갈 1점을 빼앗으며 사실상 대회 전체의 승패를 갈랐다. ‘기적의 퍼트’에 비유되는 이유다. 아니르반 라히리(28·인도)는 커크의 버디 성공으로 당황한 끝에 1m 버디 퍼트에 실패했다.
인천=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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