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앞두고 시스템 바뀌면
좋은 성적 못내” 입장 고수 회장선거 내년 10월말로 연기
통합준비위 정상화 ‘미지수’


대한체육회(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 통합 시한이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통합체육회 정관 제정 등 실무를 담당하는 통합준비위원회는 아직 준비위원 구성조차 마치지 못했다. 체육회가 통합준비위에 참석할 대표자 추천조차 하지 않았고, 통합준비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체회 추천 인사들만 참가한 채 4개월 가까이 ‘반쪽짜리’로 운영되고 있다.

통합준비위는 12일 4차 회의를 열고 체육회와 국체회 통합을 국민체육진흥법상 시한인 내년 3월 27일(법 공포 후 1년)까지 완료하되, 통합체육회의 회장 선거는 내년 10월 31일까지로 연기했다. 문체부와 국체회 추천 인사 6명만 참석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선거 전까지 통합체육회를 이끌 임시회장 선임은 추후 통합준비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통합체육회장 선거 연기는 체육회 입장을 일부 수용하면서 통합준비위 참여를 압박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체육회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앞두고 시스템과 수장이 바뀌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며 통합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통합준비위는 그러나 4차 회의 직후 “국민체육진흥법이 정한 통합 시한을 준수하면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는 체육계 의견을 절충했다”고 밝혔다. 통합준비위는 이로써 체육회의 반대 명분이 크게 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회장 선거 연기만으로 통합준비위가 정상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합준비위는 11명이 정원이지만, 체육회 추천 2인과 국회 추천 2인은 명단 제출조차 되지 않았다. 문체부는 법 공포 3개월 이내로 돼 있던 출범 시한을 지키기 위해 6월 26일 7명만으로 통합준비위를 출발시켰다. 체육회 몫 3명 중 당연직인 양재완 체육회 사무총장만 7인에 포함됐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9월 2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앞으로 체육회도 통합준비위에 참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체육회는 9월 23일 3차 회의에 양 사무총장만 참석시켰고, 4차 회의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체육회 관계자는 “통합준비위원으로 추천하려 했던 2명이 모두 거절해, 새 위원을 선정하는 절차가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체육회가 통합준비위에 불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통합과 회장 선거를 모두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체부와 체육회 사이에 이견도 남아있다. 문체부는 상급단체인 체육회와 국체회 통합을 내년 3월까지 먼저 마치고, 산하 경기단체와 종목별 연합회는 9월까지 합쳐 통합체육회에 가입하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이에 대해 체육회는 “정부의 ‘하향식 통합안’은 정부 입맛에 맞는 회장을 선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준비위는 “회장 선출 방식은 아직 논의하지도 않은 사안”이라며 “정관개정 전문위원회(소위원회)와 회장선거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으니, 체육회도 빨리 참여해서 함께 조율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는커녕 진정한 체육계 수장을 뽑을 수 있게 선거인단을 크게 늘리는 방안이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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