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교육감 등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에 반발, 대안 교과서를 만들어 인정도서화해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학교 현장의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장 교육감 등이 추진 중인 대안 교과서를 인정도서로 해 수업을 한다는 것은 현행 대통령령인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들과 뜻을 함께하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특정 이념의 자료를 보조교재로 사용해 교육할 경우 이를 막을 길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조교재란 교사가 강의에서 추가 설명 등을 위해 활용하는 교과서 이외의 자료를 말한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간 영상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안 교과서 인정도서화 사실상 불가능=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17조에 따르면, 장 교육감 등이 밝힌 대안 교과서의 인정 도서화는 불가능하다. 제17조는 ‘인정도서의 사용범위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제1항은 ‘교육부장관이 제16조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도서를 인정한 경우 인정을 신청한 학교 외의 학교는 별도의 인정 신청 없이 그 인정도서를 선정·사용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제2항에는 ‘학교의 장은 국정도서 또는 검정도서를 보충할 목적으로 인정을 받은 인정도서를 국정도서 또는 검정도서에 갈음하여 선정·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해 인정도서가 국정도서를 우선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 제3항에는 ‘교육부장관은 인정도서의 인정을 한 교과목에 관하여 국정도서 또는 검정도서가 있게 되거나 교육과정의 변경 등으로 당해 인정도서를 선정·사용하기 곤란하게 된 경우에는 인정도서의 인정을 취소할 수 있다.
이 경우 교육부장관은 인정을 받은 자에게 지체 없이 취소 사실을 통보하여야 한다’고 돼 있어 인정도서의 한계를 명확히 하고 있다.
진보 교육감들은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3조 ‘교과용도서의 선정 등’의 제1항 중 ‘다만, 국정도서·검정도서가 없는 경우 또는 이를 선정·사용하기 곤란하거나 보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제16조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받은 인정도서를 선정·사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조항을 들어 인정도서를 만들어 사용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에 따른 인정도서 개발은 제17조에 의해 사실상 힘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가 역사교과서를 어렵게 국정화하기로 결정했는데 진보 교육감들이 인정도서를 사용해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보고만 있을 순 없다”며 “규정에 명시된 대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교재, 참고자료로 활용해 수업하면 막을 방법 없어=진보 교육감들이 대안 교과서를 만들어 인정도서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보조교재나 참고 자료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교육청이 선택교과를 만들어 각 학교에서 수업을 하도록 할 경우 이를 막을 길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예컨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국정화된 역사교과서로 수업을 하면서 과거 검정 교과서의 좌편향 서술이 된 부분을 보조교재로 나눠주면서 “교과서에서는 이렇게 돼 있지만 이런 주장도 있고 과거 검정 교과서에는 이렇게 나왔다”며 수업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교사가 수업에 필요한 보조교재를 자율적으로 마련하게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각 교육청이 각 학교에 ‘역사철학’이나 ‘역사와 인문학’ 등 선택교과를 개설해 창의적 체험 활동 등으로 가르치게 한다면 이를 막을 방법도 없는 게 현실이다.
교사들이 국정 교과서보다는 보조교재로 주로 수업한다면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이어서 학생과 학부모의 직접적인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대학 입시라는 목표를 목전에 둔 학생과 학부모가 이러한 수업 방식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학교운영위원회 등에 학부모의 목소리가 큰 현실을 감안할 때 보조교재를 활용한 수업이 강화된다면 학부모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교육부도 보조교재를 활용하는 수업에 문제가 없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