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청, 국내 첫 생체실험수중(水中) 변사사건의 범죄과학수사(CSI) 증거능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최초로 동물 생체실험이 단행됐다.

전북지방경찰청은 13일 오전 전북 김제시 백구면 반월리 담수호에서 국내 CSI 수사 분야 중 취약부문인 수중 변사 사건의 증거 능력을 높이기 위해 돼지 생체 실험을 실시했다.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국내 검시·부검의와 전국 경찰청 소속 CSI 전문가 등 59명이 참관한 가운데 돼지 10마리를 활용, 수중 익사체(생후 3개월짜리 30㎏ 돼지·인체 피부와 가장 유사)의 부패 과정과 DNA 감식 등 실험에 착수해 데이터가 취합되는 오는 12월쯤 이를 교본(매뉴얼)으로 제작, 전국 경찰에 배포할 예정이다.

전북 경찰청 과학수사대는 구더기를 통한 시신의 사인 규명에 최고 권위를 보유한 조직으로, 세월호 사건의 유병언 사망 당시 시신의 백골화 과정을 규명하는 과정에도 투입됐었다.

이날 실험은 수온 20도 전후에서 실험체의 침전과 부유 과정을 시간대별로 관찰하며 사체 속 미생물 유입 정도, 수중 사체의 부패 진행과정 등이 정밀하게 관찰·녹취됐다. 특히 범행 도구로 사용된 흉기(유리와 금속)가 수중에 버려진 상황을 설정해 지문 및 유전자 감식 등 범죄현장 증거채취 가능성을 실험한다.

박성구 전북 경찰청 형사과장은 “(생체 실험이)섬뜩하고 거북스럽지만 과학수사는 구더기와 썩은 동물에서도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게 임무”라고 말했다.

이호(법의학) 전북대 교수도 “국내 범죄과학수사분야에서 전혀 없었던 모의 현장 실험으로, (수중 실험)기초 데이터가 확보되면 사건 초기의 수사단서를 잡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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