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온건중도주의 성향 정치단체 노 레이블스 주최로 12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한국방위비 분담 관련 엉터리 발언을 날카롭게 지적해 화제가 되고 있는 대학생(가운데). 한국계로 추정되는 이 학생은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주에서 성장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온건중도주의 성향 정치단체 노 레이블스 주최로 12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한국방위비 분담 관련 엉터리 발언을 날카롭게 지적해 화제가 되고 있는 대학생(가운데). 한국계로 추정되는 이 학생은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주에서 성장했다고 밝혔다.
“韓, 美방위분담금 1조 내는데 안보 무임승차라니…”한국계 추정 대학생과 舌戰
“국적 어디냐” 비상식적 질문
대선주자 자질 논란 또 증폭


2016년 미국 대선을 향한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12일 또다시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했다가 한방 얻어맞았다. 한국이 분담하는 안보 비용이 ‘푼돈(peanut)’이라고 공격했다가, 분담금이 1조 원에 달한다는 한 대학생의 지적에 논리가 무너진 것.

그런데도 트럼프는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는데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면서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가 동맹국 방위 등과 같은 중요한 안보 사안까지 선거를 위해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우려가 외교가에서 커지는 이유다.

트럼프는 이날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온건 중도주의 성향의 정치단체 ‘노 레이블스(No Labels)’가 주최한 행사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대학생의 질문에 “우리가 부담하는 비용에 비하면 한국의 안보 비용 부담은 푼돈”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는 이어 “한국은 매년 8억6100만 달러(약 9800 억 원)를 지급하고 있다”는 이 대학생의 사실관계 지적에도 불구, “우리는 독일·일본·한국을 모두 방어하고 있는데도 이들로부터 아주 적은 비용을 받고 있는데, 이는 조각(fraction)에 불과하다”면서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한국은 지난해 1월 9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 합의, 지난 한 해 총 9200억 원을 분담한 바 있다.

또 트럼프는 “한국은 부자나라”라면서 “최근 TV 4000대를 주문했는데 그 유일한 입찰자가 LG든 삼성이든 한국기업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트럼프는 이날 한국계로 추정되는 이 대학생과의 설전 과정에서 국적을 따져 묻는 등 비상식적인 태도를 보여 대선주자로서 자질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트럼프는 하버드대 로고가 있는 상의를 입은 이 학생의 질문에 당황한 나머지 도중에 질문을 끊으면서 “당신, 한국 사람이냐”고 물은 것. 이에 이 대학생은 정공법으로 “아니다. 나는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주에서 성장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내가 어디 출신이든 상관없이 사실을 바로잡고 싶다”면서 단호하게 트럼프를 몰아붙여 청중의 환호를 받았다. 이민 반대론을 거듭 밝혀 온 트럼프가 유권자의 국적문제를 걸고넘어지려다가, 이 대학생에게 보기 좋게 한방 먹은 셈이다.

트럼프의 ‘한국 안보 무임승차’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는 지난 8월 “한국은 강력한 제조업 경쟁력을 지녔으며, 미국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가면서도 자기 나라 안보는 미국의 희생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얻는 게 하나도 없으며, 이것은 미친 짓”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트럼프는 9월 말에는 “(대통령이 되면) 일부 군사적 비용에 대해 재협상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지금 한국 등과 같은 일부 부자 나라들을 보호하고, 모두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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