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현진(45·사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세계의장은 한때 통일교의 유력한 후계자였지만 지금은 세계평화운동가이자 한반도 통일운동가로 뛰고 있다. GPF가 중심이 돼 결성된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에는 무려 700여 곳의 시민·사회·종교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GPF가 지난 8일과 9일 잇달아 주최한 한반도통일국제전문가포럼과 통일경제포럼, 2015통일실천지도자대회 등에는 시민과 전문가, 정·관계 인사 수천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 시애틀에서 이번 대회를 위해 서울을 방문한 문 의장을 11일 만났다.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보수·진보 성향을 망라한 종교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시민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사회로 하여금 통일문제에 진지하게 임하게 하기 위한 첫 시도일 것입니다.” 문 의장은 통일운동에서의 ‘민(民) 주도’를 강조했다. 문 의장은 “확실히 시민운동이 열쇠”라면서 “체제의 변화를 가져오려면 먼저 시민사회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사회가 나서면 정부도 움직이고 결국 진보·보수 양 진영의 정치인들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통일운동에 앞서 통일철학을 정립하고 통일논의의 프레임을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해방과 더불어 냉전 프레임이 한국에 강요됐고 그 속에서 한국인들은 70년 이상 자신을 가둬 왔다”면서 ‘냉전사고로부터의 탈출’을 촉구하기도 했다. 문 의장의 통일론은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이념과 접목하는 과정에서 정점을 이룬다. 문 의장은 “서양에서는 근대에 이르러 인권이라는 보편적 이상을 받아들였지만 한국 문명은 이미 5000년 전 건국설화에서 천부인권이라는 숭고한 이념을 갖고 있었다”면서 “냉전이 아닌 홍익인간이 통일논의의 이념적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운동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문 의장은 성과에 대한 ‘비전’과 ‘국민적 합의’를 꼽았다. 그러면서 실패한 통일운동 사례로 햇볕정책을 들었다. “종합적인 비전과 국민적 합의가 없었고 그 결과 민관 모두 북한에 대한 단편적인 참여전략으로 일관해 북쪽의 이익만 극대화했다”는 게 문 의장의 판단이다. 그는 “어떤 운동이든 사회 구성원들이 주인이 돼야 하며 통일운동은 더욱 그렇다”면서 “한 사람이 꾸는 꿈은 단순한 꿈에 불과하지만 모두가 같은 꿈을 꾼다면 그 꿈은 실현될 것”이라고 힘을 주었다. 문 의장은 미 컬럼비아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하버드대에서 MBA를 마쳤다. 한때 통일교 황태자로도 불렸지만 2012년 아버지인 문선명 총재의 별세 직후 통일교권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지난 8일 서울에서 개최된 통일실천지도자대회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설자 등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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