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대선후보 1차 TV토론 ‘누가 더 진보적인가’ 두고 격돌
클린턴, 이미지 회복에 역점 둬

“국민들 이메일 의혹 이미 질려”
샌더스, 클린턴 前장관 두둔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이 13일 1차 TV 토론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무소속 출신의 아웃사이더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이날 예상대로 각종 현안을 놓고 맞붙었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직 당시 사설 이메일 서버를 사용한 이메일 의혹에 대해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인들은 이제 그 문제에 질려 있다. 진짜 문제를 논의하자”면서 오히려 공화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민주당 경선 주자 5명은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윈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열린 첫 TV 토론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기후변화, 총기 규제 강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주요 정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수성’, 샌더스 의원은 ‘선전’에 나선 가운데 나머지 후보 3명은 대중 인지도 제고에 주력하는 모양새였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토론 초반부터 경제적 불평등과 기후변화 등과 같은 진보적 가치를 누가 가장 잘 대변하느냐를 놓고 맞붙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CNN의 간판 앵커인 앤더슨 쿠퍼의 ‘당신은 중도주의자냐, 진보주의자냐’라는 질문에 “나는 진보주의자이지만, 일이 되게 하는 진보주의자”라면서 실용적 진보주의자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반면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상원의원은 그 정의를 묻는 사회자 질문에 “미국은 덴마크나 노르웨이에서 배워야 한다”면서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제시하면서 본인의 이데올로기 정체성을 설명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은 “내 선거 캠페인의 핵심은 어떻게 임금을 올리느냐에 있다”고 말했고, 샌더스 상원의원은 “내 선거 캠페인은 정부를 소수의 억만장자에게서 대중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 목표”라고 맞받아쳤다.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은 심화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라고 말했다. 짐 웹(버지니아) 전 상원의원은 “지금 우리 정치는 돈에 물든 부패가 만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메일 의혹으로 치명타를 입은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역점을 뒀다. 특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메일 의혹에 대해 “미국인들은 이 문제에 질려 있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을 두둔했고, 클린턴 전 장관은 “고마워요”라면서 샌더스 상원의원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오맬리 전 주지사도 “이메일 의혹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가 더 많다”고 말했다.

반면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는 “30년간 공직에 봉사한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나는 어떤 의혹도 없다”면서 “미국 대통령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신뢰”라면서 클린턴 전 장관을 비판했다. 또 다른 후보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2008년 대선 당시 상원의원으로서 대이라크 무력사용 권한 법안을 지지한 사실을 지적했으며, 키스톤 파이프 라인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도 집중적으로 따졌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다른 후보들도 몇 번씩 입장을 바꾼 적이 있다”고 응수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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