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기자본 규제 풀어
투자자 자격요건 대폭 완화
내년 1분기부터 시행 예정
금융당국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고, 전문 투자자를 10만 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 대출 중심의 기업 금융 시장과 일반 투자상품 중심인 자본시장의 저변이 획기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오전 금융개혁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금융투자협회 등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 내년 1분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골드만삭스처럼 고부가가치의 기업금융(대출·인수합병·기업공개·부실기업 인수 등) 역할을 하는 대형 투자은행(IB)을 국내에서 육성하기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한 대형 증권사(자본금 3조 원이상)의 족쇄 격인 ‘자기자본 규제’를 사실상 풀어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자기 자본의 10~15% 정도만 기업 금융에 배정할 수밖에 없었으나 앞으론 100%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럴 경우 이들 5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기업금융 한도 규모는 현 2조 원대에서 최대 18조 원까지 늘어난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자기자본 규제를 대폭 풀어주는 것은 2013년 5개 대형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했으나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증권사의 IB 수익 비중은 10% 미만인데 비해 해외 주요 증권사인 골드만삭스·UBS·모건스탠리 등은 각각 69.4%, 46.8%, 40.1%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이와 별개로 중소·벤처기업을 전담하는 ‘중기 특화 증권사’ 지정 제도를 도입,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IBK·코리아에셋 투자증권 등이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전문 투자자 풀도 현 130명 수준에서 앞으론 최대 10만 명까지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개인과 일반 법인의 전문 투자자 자격 요건을 현행 ‘금융투자상품 잔고 50억 원’에서 ‘잔고 5억 원+연소득 1억 원 이상’ 또는 ‘잔고 5억 원+총자산 10억 원 이상’ 등으로 낮춘다.
이에 따라 전문가 수준의 자본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코넥스(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사모펀드(소수의 투자가로부터 비공개로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펀드), 파생상품(각종 지수 등을 사고 파는 상품) 등과 같이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수준의 자본 시장이 획기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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