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대기업보다 중견·중소 제조업체들의 사업재편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면서 법안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북 포항 소재 한 중소기업에서 기술진이 도면을 보며 설비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대기업보다 중견·중소 제조업체들의 사업재편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면서 법안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북 포항 소재 한 중소기업에서 기술진이 도면을 보며 설비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④ 기업활력제고법에 대한 오해정부가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제정안에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구체화하고 확대한 것은 이 법안이 대기업만을 위한 특혜성 법안이라는 일각의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19일 정부 및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활법 공청회 이후 정부는 물론 정치권 내에서도 중소·중견기업들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대기업이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상 기업 선정 투명하게 해
대기업 악용할 여지 차단하고
中企 세제·금융 혜택 집중을
편견으로 法제정 늦으면 안돼


앞서 법안을 발의한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일본의 ‘산업경쟁력강화법’ 시행에 대한 일본 내 중소·중견기업들의 반응을 분석했다. 이 결과 규모가 작은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사업재편 과정에서 절차 간소화 등과 같은 특례보다 오히려 금융 지원에서 더 큰 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들은 대체로 작은 규모의 비상장사들이 많아 주주총회나 이사회 등의 의결을 거치는 등의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대신, 영세한 규모로 인해 사업재편이나 인수·합병(M&A)에 필요한 큰 자금 등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주거래은행조차 사업재편 비용을 융자해 주는 것을 꺼리는 실정에서 기활법의 중소·중견기업 지원 방식을 금융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일찌감치 제기되고 있던 터다. 정부 관계자는 “기활법 취지가 정상기업,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의 사업재편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자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 및 세제 부문에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금융당국, 정책금융기관들과 논의를 거쳐 금융 지원 확대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기활법이 ‘대기업 특혜법’이란 오해를 씻기 위해 엄격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기활법 지원대상 기업을 선별할 계획이다. 기활법 지원 승인 심사를 담당할 민관합동심의위원회를 구성, 대기업 특혜시비를 차단하고 제도 운영의 공정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활법이 과잉공급 업종에서 사업재편을 시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을 뿐,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경 등의 재편은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임을 확고히 했다. 가령 지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의 경우, 사업부문 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외에 경영권과 관련한 이득이 있었다면 기활법의 승인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혜택을 주면 안 된다”는 일각의 편견으로 인해 법 제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소한섭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법적 지원에 공감하고 있다”며 “현 국제 경기를 고려할 때 정상적인 기업이 경쟁력을 갖도록 하고자 한다면, 법 제정이 더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기업 견제를 위해 기활법의 지원을 받을 기업을 ‘과잉공급 업종’으로 한정 지은 것 역시 제도의 활용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잉경쟁이라는 전제가 이미 회사의 경쟁력이 바닥에 왔다는 의미여서 정상적인 기업의 사업재편 지원이라는 법 취지가 축소된 감은 있다”면서 “다만 기활법은 그 제정 시기가 더 중요한 만큼 공감대가 큰 수준에서 법을 만들어 실행하고, 그 과정에서 모자라는 것을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호·박정민 기자 sh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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