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분쟁 안휘말릴 것”
말만많고 성과없이 끝나

朴 ‘균형외교’ 반면교사


1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관련해 ‘중국에 할 말은 하라’는 취지로 지적한 것은 과거 노무현정부 때 모습을 드러낸 미·중 균형외교에 대한 따끔한 경고로 읽힌다. 박근혜정부는 미·중 균형외교가 노 정부 당시의 ‘동북아 균형자론’과는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 전문가들은 현 정부와 노 정부의 그것이 큰 틀에서는 유사한 점이 적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2월 취임 2주년 국정연설을 비롯해 모두 4차례에 걸쳐 “우리 군대는 스스로 작전권을 가진 자주군대로서, 동북아시아의 균형자로서,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고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본격 점화시켰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동북아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 한국은 이라크 등 동북아 이외의 지역에서도 원치 않는 분쟁에 휩쓸리는 등 부작용을 단단히 경험했다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노 정부 당시 전철을 밟을 경우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며 동북아 균형자론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동북아 균형자론은 진보 보수 양 진영으로부터 현실성 없는 대안으로 호되게 비판을 받고 ‘혼란만 가중시킨 채 유산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우상 연세대 교수는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애매한 표현으로 오히려 주변국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는 “정책 측면에서 정체가 불분명해 해프닝으로 끝나 버린 정책”이라고 결론 내렸다.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는 “말만 많았지 성과는 거의 없이 꼬리를 내린 대표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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