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10·19 개각과 관련해 ‘7개월짜리 한시 장관’ ‘꼬리 자르기’ ‘총선용 친박(친박근혜)체제 구축용’ 등의 비판 등이 잇따르고 있다.

개각은 국정쇄신을 위한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총선 출마가 예견됐던 정치인을 장관으로 기용해 불과 1년이 지나지 않아 교체하는가 하면, 대미 부실외교의 전반적인 문제점 개선 없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교체만으로 해당 장관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개각은 메시지도, 철학도, 감동도 없이 내년 총선에 친박계 의원들을 출마시키기 위한 선택에 그쳤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박 대통령이 19일 국토교통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에 강호인 전 조달청장과 김영석 전 해수부 차관을 각각 내정하면서 유일호 장관과 유기준 장관은 여의도로 돌아가게 됐다.

이들은 지난 2월 17일 각각 내정돼 인사청문회 기간을 제외하면 재직기간이 7개월에 불과하다.

두 장관은 입각 당시부터 20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가 예견되면서 단명 장관이 될 것이라는 뒷말이 무성했다. 현황을 파악하고 업무를 제대로 추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어서 경력 쌓아주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7개월짜리 장관을 왜 기용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문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유임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개각에서 한국형전투기(KF-X) 기술이전 무산 파문과 대미 부실외교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외교안보라인 중에서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만을 경질했다. 당장 한·중·일 3국 정상회담과 북한 도발 우려라는 명분이 있지만 박 대통령은 총체적인 문제점을 수술하지는 않았다.

사실 윤 장관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한 채 위기상황에 직면한 우리의 국제정세를 ‘축복’이라고 주장하는 등 국제정세 인식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고 한 장관 역시 KF-X 사업의 실질적인 책임자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점들을 겨냥해 여권 내부에서조차 이번 개각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안보라인의 교체는 일단락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또 “문책 개각이 아니다”며 선 긋기에 바빴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말이나 12월 초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의 추가적인 순차 개각에서도 현재 두 장관의 유임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10·19 개각에 대해서 공직사회 기강확립과 4대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 국정쇄신 등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각을 접한 공직사회나 국민들은 쇄신이나 공직기강 확립의 메시지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추가로 줄줄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자리를 떠날 것으로 보여 국정운영의 공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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