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실정인데도 중앙정부는 지방재정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중앙정부가 긍정적인 답을 할 때이다.
필자는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7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자치분권 실천을 위한 약속’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조정교부금 교부율을 현행 21%에서 22.78%로 인상하기로 하는 등 큰 결실을 거둔 바 있다. 서울시가 25개 자치구의 뜻을 모아 재정과 권한을 자치구에 점진적으로 이양키로 하는 등 희망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정도 양보로 흔들리는 지방자치의 근간을 바로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먼저, 자치분권과 관련한 권한 이양 문제와 지방재정 확충 문제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며, 서울시에서 자치분권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렸듯이 이제 중앙정부가 응답할 차례다. 예를 들어 기초연금 사업의 경우 중앙정부에서 시행한 전국단위 복지사업이고 무상보육도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보편적 복지사업인 만큼 국가 부담액을 늘릴 필요성이 있다. 특히 현행 8대 2 수준인 불합리한 국세·지방세 비율이 궁극적으로는 5대 5가 되어야 한다. 세제 개편과 세목 교환을 통해 점진적으로 비율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둘째, 지자체 입장에서도 중앙정부만 바라보기 이전에 지방자치의 주인공은 지자체라는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 동대문구의 경우만 해도 사업 추진에는 예산이 수반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고 있다. 어려운 재정 여건을 감안해 장애종합복지시설 글로컬타워 건립을 민자유치 방식을 통해 진행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전농동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종합문화예술회관도 민자유치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
셋째, 중앙정부 및 입법기관인 국회 차원에서도 지방분권에 필요한 법과 제도의 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외교·국방 등 중앙정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중앙정부가 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잘하는 일은 지자체에 과감하게 그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그것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상생하는 지름길이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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