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일반적인 ‘관전평’이다. 웬만한 ‘막장 드라마’를 뛰어넘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스토리’는 유명 극작가도 쓰기 힘든 시나리오다.

지난 8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국민 사과 회견을 했을 즈음에는 그나마 나았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문제와 한·일 롯데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 등 그래도 ‘싸움’의 이슈가 재계 서열 5위 대기업에 어울릴 만한 주제였다.

그러나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이슈는 그야말로 아이들의 치기 어린 싸움 같다.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열쇠를 롯데그룹이 주지 않는다고 떼를 쓰니, 롯데그룹은 “집무실에는 별도 열쇠가 없어 내부에서 문을 열 수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요구한 열쇠는 34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열쇠”라는 반박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국민들은 도대체 롯데호텔 34층 집무실 열쇠가 롯데그룹 경영권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20일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롯데그룹에서 임명한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인 이일민 전무를 해임하자,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 개인회사인 SDJ코퍼레이션 사람들이 34층을 무단 점거하고 있으니 나가 달라며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맞대응하고 나섰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나 신동주 전 부회장이 말하듯 개인 지분, 경영권이 있을 뿐 그들의 ‘소유물’이 아니다. 80개가 넘는 계열사와 92조 원의 총자산, 13만 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의 생계가 달려 있는 대기업이다. 이들의 다툼은 ‘집안싸움’을 넘어 롯데그룹의 상장과 지배구조, 기업 투명성 제고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과연 이게 재계 서열 5위 대기업의 모습인가.

신동빈 회장은 지난 8월 대국민 사과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점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바꿔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신 전 부회장 역시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경영권)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통해 앞으로 롯데그룹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한층 더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두 형제의 약속은 지금 허언(虛言)이 되고 있다.

임대환 경제산업부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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