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썼던 월평 모음집 펴내
“문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문학 외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많은 시대가 됐기 때문에 독자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학평론가 김윤식(79·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 40년간 월평(月評)을 한 번도 거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20일 그에게 ‘문학의 위기’에 대해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그는 오히려 한국문학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고 평했다. “과거에는 역사, 정치 분야에 집중된 몇 가지 큰 줄거리가 있었다면 지금은 개인의 내면, 기사체, 일상의 삶 등 우리 문학이 다루는 내용이 풍부해졌습니다. 문학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들도 다양해진 셈이죠.”
최근 김 교수는 2013년 3월부터 2년간 쓴 월평을 모아 ‘내가 읽은 우리소설’(강)을 펴냈다. 김애란, 황정은 등 젊은 작가들부터 윤대녕, 이승우 등 중견 작가들까지 소설가 99명의 단편 150편에 대한 평이 담겼다. 그는 책 서문에 “작가는 쓸 수밖에 없다. 비평가는 읽을 수밖에 없다. 그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썼다. 현재도 하루 서너 편 정도의 단편을 읽는다. 이제 요령을 부릴 법도 한데, 비평을 할 만하다고 여기는 작품이 생기면 꼭 세 번을 보는 방식도 여전히 고수한다. “한 번 읽고 작품을 써본 적이 없어요. 두 번째 읽고 나서 글을 씁니다. 그리고 다 쓰고 난 후 한 번 더 읽고 글을 고치죠.”
오는 12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한국현대문학관에서는 ‘읽다 그리고 쓰다: 김윤식 저서 특별전’이 열린다. 단독 저서만 140여 권에 이르는 그의 발자취를 따라 한국문학이 걸어온 길을 살피는 자리다. 매주 금요일마다 제자들이 그의 저서를 주제로 특강도 한다. 그는 카프카의 표현을 빌려 “밤이면 모두 푹신푹신한 침대에서 담요에 싸여 잠들지만, 따지고 보면 원시시대의 인간들이 그러했듯 들판에서 땅에 머리를 처박고 언제 적이 쳐들어올지 몰라 가까스로 잠이 든 형국”이라고 했다. 항상 죽음을 예견하면서 써나가겠다는 말이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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