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론분열’ 지적 나오자
“역사는 나라의 영혼”
5인회동서도 강조할 듯
여론 점점 악화되는데
예산 44억 예비비 처리
여론 설득 부족 논란도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갖고 좌(左)편향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론분열’ 등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나라의 영혼”이라고 언급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개발에 필요한 예비비 지출 처리는 대국민 설득 노력이 없는 가운데 이뤄져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1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 직전인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토는 나라의 육체, 역사는 나라의 영혼”이라며 “역사교과서의 좌편향 문제점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박 대통령의 모두 발언만 공개됐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강력하게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지시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일부 참모들이 방미 직전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안을 언급하는 것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자 “왜 걱정을 하느냐”는 의견을 펼쳤다.
박 대통령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올바른 일을 추진하는데, 왜 걱정을 하느냐. 두려워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개발에 필요한 예산 44억 원을 정부 예비비로 처리했다. 44억 원에는 인건비와 개발비, 운영비, 심사비 등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과 교육부에 배정된 예산이 포함됐다.
박 대통령은 청소년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가 북한 체제를 미화하고, 나라를 지킨 호국 영웅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좌편향으로 기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가의 근본이 와해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수석비서관희의 모두발언에서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역사관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노력을 우리가 하지 않으면 우리는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던 이유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다른 나라’라는 일반화된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북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오는 22일 오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여야 대표와 원내 대표가 참석하는 ‘청와대 5인 회동’에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소신을 표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안을 먼저 논제로 꺼내지는 않겠지만 문 대표가 문제를 제기한다면 굳이 피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친일과 독재와 관련된 현대사 기술의 수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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