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왼쪽 두 번째)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진엽(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고령화사회 대책 당정회의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정 장관 오른쪽은 김정훈 당 정책위의장.
원유철(왼쪽 두 번째)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진엽(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고령화사회 대책 당정회의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정 장관 오른쪽은 김정훈 당 정책위의장.
黨政 ‘저출산·고령화’ 대책초·중등 같은학년 생기고 12학년제 세계 추세 역행

수업연수 크게 줄어들면 학비부담 감소는 긍정적

출산·경제활동 동시 가능… ‘부모보험제’ 장기 과제로


당정이 21일 저출산 대책으로 초·중등학교의 학제를 각 1년씩 축소하고 4년제 대학의 수업 연수도 1년까지 줄일 수 있도록 대대적인 학제 개편을 장기적으로 추진키로 한 것은 대학을 졸업한 청년 구직자들의 취업을 앞당기려는 방안이다.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을 위해 장기간 스펙 쌓기를 함으로써 취업과 결혼이 늦어져 출산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초·중·고와 대학 전반의 학제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대형 수술인 데다 학생들의 교육과정도 모두 재배치해야 하는 초대형 사업이어서 교육계 안팎에선 ‘수술을 잘못하다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당정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 주관부서인 교육부는 “초·중·고등학교의 재배치뿐만 아니라 교육과정 전체를 바꿔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라며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하고 장기 대책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어서 신중한 정책 연구를 통해 장단점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해당 부처인 교육부는 일단 난색을 표명했다.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학제를 축소할 경우 시행과정에서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과정에서 같은 학년이 나올 수 있어 선의의 피해자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먼저 나온다. 여기에다 국제표준에 가까운 초·중·고 12학년제를 우리나라만 바꿀 경우 세계적인 추세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정책 연구 대상이라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기졸업=조기취업’이라는 등식은 쉽게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당정도 장기 추진과제로 삼았지만, 학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이번 안은 시간을 두고 여러 가지 정책 연구를 신중하게 해서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제 개편에 대한 정책연구가 추진될 경우 현재 봄에 시작하는 학년의 첫 학기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가을 첫 학기제로 개편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학제 개편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제 개편으로 수업 연수가 줄어들 경우 학비 등에 대한 학부모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학교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도 절약될 것이라는 전망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이날 당정 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젊은 층의 사회 진출 시기를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병영 문제 등을 포함해 검토했다”며 “학제 개편은 검토 과제로 준 것이지 그렇게 한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새누리당과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이 참여했다. 교육부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당정에서 스웨덴에서 시행하고 있는 부모보험제 또는 부모휴직제도가 도입 검토 대상으로 오르면서, 정부는 고용노동부 중심으로 육아휴직제도와 연계성 등을 파악해 장기적인 과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육아휴직 등 전반적인 육아제도 개편에 대해 용역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단기간에 시행하기보다 10~20년 장기과제로 포함시켜 검토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은 1930년대부터 고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엄마들이 출산수당을 받아 왔으며 1970년대에는 부모보험을 처음 도입해 일과 가정에 대한 남녀의 새로운 시각을 정책에 반영했다.

특히 스웨덴의 부모보험제는 부모가 자녀출산과 경제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을 높이고 가족 내의 양성평등적 역할구조를 가능하도록 해주는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부모보험에는 부모급부금과 일시적 부모급부금 등이 포함된다.

부모급부금은 자녀 출산 후 부모가 360일간 수입의 80%를 보장받은 후 다시 90일간은 하루에 일정액씩 지급받는 방식이다.

즉 부모들이 자녀 출산 후 수입의 대부분을 보전받으면서 집에서 자녀를 직접 돌볼 수 있다. 부모가 원할 경우 자녀가 8세 될 때까지 25~75%의 시간제 노동을 할 수 있으며 물론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일시적 부모급부금도 12세 이하 자녀가 아파서 돌볼 때 수입을 보전해 주는 제도다. 이로 인해 스웨덴의 남녀 경제활동참여율은 80% 이상으로 높으며, 특히 어린 자녀를 가진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도 높다.

신선종·이용권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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