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장관이 21일 ‘한국 중장기 외교전략의 평가 및 발전방안’콘퍼런스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윤병세 장관이 21일 ‘한국 중장기 외교전략의 평가 및 발전방안’콘퍼런스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오바마 남중국해 언급안해”
‘안이한 상황인식’ 비판에
하루만에 입장 바꿔 논란

EAI콘퍼런스서 원론 반복
토론회 참석 전문가는
“美질서 환영 밝혀야” 지적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는 남중국해 난사(南沙)군도 문제에 대해 한국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안이한 현실 인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윤 장관은 21일에도 “미·중 관계의 경우 양국 관계를 제로섬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고 평하면서 최근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남중국해와 관련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줄 것을 주문받는 것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윤 장관은 외교부·동아시아연구원(EAI)이 이날 공동개최한 ‘한국 중장기 외교전략의 평가 및 발전방안’ 콘퍼런스에 참석, 이같이 밝히고 “최근 국내 일각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답변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와 관련한 한국의 입장을 물은 것 아니냐’는 의원의 질문에 “남중국해의 ‘남’ 자도 나오지 않았다. 일부 언론이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말해 빚어진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만약 중국이 그런 면(국제 규범과 법 준수)에서 실패한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가 예정돼 있던 6월에도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했던 것을 고려하면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에 동참하라는 압박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 장관은 이어 “남중국해는 동아시아 다른 국가들의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한국 입장에서도 많은 경제적 안보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지역이고 지난 수년간 이 문제에 대해 저희 입장을 밝혀 왔다”며 미국도 이에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지난 8월 초 동아시아정상회의 외교장관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서 제가 전체발언 시간의 상당한 부분을 할애해서 항해의 자유라든가 특히 국제규범 준수에 대해서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하고 분명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당시 미측 대표단을 포함한 많은 대표단이 이를 평가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정부가 기존 여러 차례 밝혀온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에서 ‘한·미 관계’를 주제로 발표한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남중국해에 대해 목소리를 내달라고 한 것과 관련,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규칙기반 국제질서 확립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천명해야 한다”며 “우리도 남중국해 해로를 이용하는 한 이 지역의 안전문제에 더 이상 방관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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