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지인들만 보아도 “죽겠다” “짜증 난다” “힘들다” 등 부정적인 단어들을 자주 사용한다. 살면서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우면 이처럼 부정적인 표현들로 불만을 표출할까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러한 부정적 단어 표현은 실직과 재취업의 어려움, 경제적 위기, 사회적 불평등 현상, 가족해체 등 불안한 시대상을 표출하고 있는 듯하다.
또 암울한 세상을 살면서 나에게 주어진 책임의 무게를 잠시나마 벗어던지고 싶은 우리네의 슬픈 자화상은 아닐까라고도 생각해본다.
도덕적·사회적·인격적 책임 등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책임을 지며 살아간다. 그 책임이 긍정적으로 올 때는 삶의 원동력이 되지만, 부정적으로 다가올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심리적 위축감이 생긴다.
특히 ‘부모의 책임’은 앞서 언급한 부분뿐만 아니라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전인적인 책임이 필요하고, 다하지 못할 시에는 윤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겨지거나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을 수 있어 그 어떤 책임보다 무겁다.
물론 아동의 양육과 성장에 일차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부모다.
하지만 필자가 20년 넘게 사회복지 현장에 있으면서 열악한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책임을 다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보았다. 특히나 장기적인 경제 불황과 사회 양극화 현상의 심화는 아이를 낳고도 부모의 책임을 피하게 하는 기현상을 초래하게 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현 세태를 볼 때, 이제 더는 부모의 책임만을 강조할 수 없다. 보다 구체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부모가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책이 연결되어야 한다.
또 맞벌이 부모나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하는 한부모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아동보호 편의 시설을 확충하는 등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한 아이가 온전히 성장하도록 부모를 비롯해 사회구성원 그리고 국가가 하나 되어 양육의 책임을 다할 때, 우리의 장래는 밝을 것이다.
한전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천안성정종합사회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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