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 가즈오 日공산당 위원장
“안보법은 전쟁법… 세계평화 역행
야당 연합해 아베정권 무너뜨려야”


“식민지 전쟁을 반성하지 않는 정부가 헌법을 바꾸고, 군대를 해외로 보내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사진) 일본 공산당 위원장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안보법제를 강행 처리하고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때마침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이 한민구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진 후 국내에서 한국 정부의 동의 없는 자위대의 북한 진입 가부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지적이라 더욱 주목된다.

시이 위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정권은 과거 침략 전쟁이나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이 없다”며 “그래서 이 문제(집단적 자위권)는 일본 국내 문제인 동시에 동북아시아, 아시아, 세계 평화와 관련된 일”이라고 말했다.

아베 정권의 안보법제를 ‘전쟁법’이라고 부른다는 시이 위원장은 “동북아에는 여러 가지 분쟁의 불씨가 있는데 그런 문제에 대해 일본이 군사력 강화로 대비하면 상대방(주변국)은 더욱 더 군사력을 강화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며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안보법제로 인해) 미국이 세계에서 일으키는 지구적 규모의 전쟁에도 자위대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참전하게 된다”며 “자위대가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세계 평화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시이 위원장은 안보법제에 반대하는 일본의 야당들이 연합해 아베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법에 반대한 5개 야당 및 (국민)개인들과 힘을 합쳐 ‘국민연합정부’를 세울 것”이라며 “국민연합정부를 만들자는 것에 합의한 정당들이 선거에서 이겨 아베 정권을 무너뜨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이 위원장은 최근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사민당, 생활의 당 등 3곳과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사민당과 생활의 당은 공산당의 제안에 큰 틀에서 합의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민주당과는 초기 논의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시이 위원장은 “국민연합정부 계획이 실현되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베 정권이 안보법제 강행처리로 인해 국민들의 반발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이후 지지율을 회복하는 등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시이 위원장은 향후 아베 총리의 정권 운영에 자위대 임무 확대, 오키나와(沖繩) 미군기지 이전 문제, 경제성장률 침체 등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이 위원장은 22일 오후 건국대에서 ‘전후 70년의 동북아시아 평화’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열고 이와 같은 자신의 입장을 한국의 대중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할 예정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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