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칠레월드컵 16강 쾌거 ‘최진철의 족집게 용병술’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칠레월드컵 조별리그(B조)에서 한국이 2연승으로 16강을 조기 확정하면서 최진철(사진) 감독의 족집게 용병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 18일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는 후반 33분 이상헌(울산 현대고)을 교체 투입했는데 이상헌은 들어간 지 1분 만에 장재원(울산 현대고)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기니와의 2차전에서는 후반 45분 교체로 들어간 오세훈(울산 현대고)이 2분 뒤 기적 같은 결승골을 터트렸다. 족집게 용병술은 지난 2년간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개인적인 성향을 꿰찼기에 가능했다.

U-17 대표팀은 2009 나이지리아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이후 2011년과 2013년에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2년 전부터 U-17 대표팀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삼수’를 노렸다. U-17 대표팀이 구성된 건 2013년. 당시 15세였던 유망주들을 모아 2년 뒤를 내다봤다. 축구협회는 U-17 대표팀에게 전례가 없는 4차례의 해외원정 기회를 주면서 국제 대회 ‘울렁증’ 극복과 기량 발전을 도왔다.

U-17 대표팀은 2014년 4월 프랑스 몽테규에서 열린 몬디알 풋볼 몽테규 대회에서 포르투갈, 잉글랜드, 사우디아라비아, 코트디부아르 등을 만나 강팀에 대한 ‘면역력’을 키웠다. 1승 2무 1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8월에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코파 멕시코대회에 출전해 역시 강팀인 브라질, 캐나다, 코스타리카, 에콰도르를 상대로 2승 2패를 거뒀다. 올해 들어서는 일본 사닉스컵 원정과 미국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미국 전지훈련은 매우 파격적인 지원이었다. U-17 대표팀은 ‘격전지’인 칠레로 입국하기에 앞서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흘 가까이 칠레와 가까운 미국 플로리다에 머물며 시차와 기후에 미리 적응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20세 이하 대표팀 중 여러 차례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또 해외 적응훈련을 실시한 건 이번 U-17 대표팀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스파링 파트너’로 강팀들을 골랐는데 어린 선수들에겐 좋은 경험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진철 감독은 2013년부터 U-17 대표팀을 맡았다. 2년 동안 각종 국제 경기를 치르고 훈련하면서 선수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봤기에 개개인의 장단점은 물론 성격까지 파악할 수 있었고, 또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할지 등의 계산을 이미 끝내놓은 상태. 절묘한 교체 타이밍이 나오는 밑거름이다. 최 감독은 ‘제자들’과 함께 칠레월드컵 4강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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