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개소식서 “英 회사와 맞짱” 포부
朴 대통령 관심 받은 뒤 해외서도 투자
새 부품 바꿔준 뒤 헌 물건 수거 고민
한진택배 도움으로 ‘혁신적 AS’ 실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애프터서비스(AS)를 하는 게 목표예요. 여기에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인천센터)와 한진그룹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봐요.”
인천센터 생태계에서 간판 기업으로 떠오른 ㈜미로의 오용주 공동대표는 요즘 자사 대표 상품인 완전방수 가습기에 AS로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미로 본사에서 만난 오 대표는 “AS 문의가 오면 무조건 선 교환이 원칙”이라며 “고장 난 물건을 되돌려 받기 전에 고객들에게 새 물건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로의 가습기는 크게 모듈, 스위치, 어댑터를 손쉽게 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중 고객이 고장을 문의한 부분에 대해 즉각 새 물건을 보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회수율을 높여야 했다. 새 물건을 미리 받은 고객들이 파손된 물건에 대한 반송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진의 지원을 받는 인천센터의 진가는 이 대목에서 두드러졌다. 택배회사를 운영하는 한진 측이 택배 기사들에게 “미로의 AS 물건을 배송할 때는 헌 물건도 수거해오라”는 특별 주문을 했던 것이다. 오 대표는 “완벽한 제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겠다는 목표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며 “인천센터가 이런 식으로도 우리 사업에 도움이 될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2013년 8월 창업스터디에서 만난 3명의 사업가가 합심해 900만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미로는 연 매출액이 벌써 100억 원 이상에 달한다. 국내 경영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오 대표, 제품 개발을 주도하는 서동진 대표, 해외 마케팅에 특성화된 김민석 대표의 협업이 조화롭게 이뤄지면서 회사가 닻을 올렸다면 인천센터는 이후 노를 젓는 추진력을 제공했다. 단순히 박스 사이즈와 포장 방법에서 조언을 얻고 물류비용을 줄이는 수준이 아니었다. 인천센터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수많은 사업 기회가 찾아왔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미로와 인천센터의 본격적인 인연은 6월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개최한 아이디어 창업경진대회였다. 대표 대신 직원이 참가신청을 해 우연히 나가게 된 미로는 지역 예선 격인 이 대회에서 인천센터 내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이 개최한 전국 대회에서는 2위를 차지해 벤처기업의 ‘스타’로 떠올랐다. 오 대표는 “이전에는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나름 유명세를 얻자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못지 않게 힘 있는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7월 인천센터 개소식은 마케팅의 힘이 가시화되는 계기였다. 당시 입주 기업 대표 연사로 나선 오 대표는 “날개 없는 선풍기로 세계적인 기업이 된 영국 다이슨과 ‘맞짱’을 뜨겠다”는 과감한 멘트로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다른 행사에서 만난 대통령이 미로를 기억하고 있었다”며 “대통령과 단둘이 사진을 찍는 호사도 누렸다”고 말했다.
인천센터가 중매 역할을 한 미로와 대통령의 인연은 해외 영업에서 유용하게 쓰였다.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때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보증이 돼 8월에는 LA 한 저축은행의 투자를 이끌어냈고 9월 대통령의 중국 순방에서는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현지 판로 개척을 추진하는 데 도움을 얻기도 했다.
오 대표는 “지금은 전 세계 23개국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인천센터 내 간판 기업이라는 신뢰감에 신용보증기금 창조금융센터가 15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에 대해 보증서를 발행해주는 등 기업 경영에도 상당한 이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천센터는 미로처럼 센터 설립 전부터 기반이 튼실한 업체를 육성하는 데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새싹’을 찾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과 인접한 지리적 장점을 활용한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중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창업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창업교육 및 담임 멘토링을 제공하는 온라인 보부상 ‘인상(仁商)’ 육성 프로그램이 대표적인데 지금까지 진행된 교육 모두 빈자리가 없을 만큼 인기가 높다.
비결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아이디를 개설하는 것부터 교육이 진행되는 등 현지 진출의 ‘첫 단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윤발’이라는 중국용 샴푸 브랜드를 개발해놓고도 현지 진출에 애를 먹던 화장품 제조 업체 엠에스앤티의 이상호 대표는 “6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쇼핑몰마다 각기 다른 입점비, 인허가 사항 등을 숙지할 수 있었다”며 “교육이 끝나고도 수료생과 강사 사이 멘토링 관계가 이어져 지금은 실전에 들어가기 위한 서류 준비 등에서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의 물건을 국내에 들여오는 구매처 개척에도 이 교육의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애완용품 업체 에이치아이엔터프라이즈 김수봉 대표는 “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중국 온라인 업체 중 어떤 곳과 길을 터야 할지 막막했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업체의 판매 이력을 꼼꼼히 살피는 법을 배워 적극적으로 다양한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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