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비하 랩, 여과없이 보내
남성 MC들이 주류 이루며
여성들은 부수적 존재 전락
국감, 대응 못한 女家部 질타


‘여혐’(여성 혐오)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방송 콘텐츠 속 여혐 소재들이 이를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 높다.

된장녀, 김치녀 등 특정 성향을 가진 여성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버젓이 방송에 노출되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벌레에 비유해 ‘맘충’(mom+벌레)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부 몰지각한 여성들의 행태를 지적한 표현이지만 이는 대중매체를 통해 전파되며 한국 여성 전체의 성향인 것처럼 여성의 이미지를 오염시킨다.

최근에는 연예계 힙합 열풍이 불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랩 가사가 자주 등장한다. 지난 7월 방송된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의 출연자 이현준과 송민호는 각각 ‘넌 속사정하지만 또 콘돔없이 때를 기다리고 있는 여자 난자같이’와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랩을 구사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언프리티 랩스타’(사진)에서도 여성의 신체적 약점을 악용한 디스(diss·상대 비방)가 이어지고 있다. 키 작은 상대를 “난쟁이”라고 부르고 “난 사람 아닌 돼지랑은 못 놀겠네”, “가슴 흔들며 말하겠지” 등 성적 비하를 서슴지 않았다. 한 언더그라운드 래퍼는 “랩의 묘미는 라임에 맞춰 상대방이 옴짝달싹 못하는 촌철살인 멘트를 담는 것인데 요즘은 인신 공격을 통해 감정을 건드리는 랩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스탠딩 개그프로그램에서는 주로 키와 몸무게, 가슴 크기 등을 소재로 삼아 개그우먼의 외모를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는 빈도가 늘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는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여혐 현상이 심각한데 여성가족부는 최근 5년간 단 두 건에 대해서만 여성비하나 폭력적인 내용을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적절한 제재가 없으니 대중 문화 속 여혐 풍조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규제를 만들기 전 제작진 스스로 여혐 콘텐츠를 막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여성 작가들이 스스로 여성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터링 역할을 강화하고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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