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작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공중그네’ ‘남쪽으로 튀어’ 등으로 우리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 일본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奧田英朗·56)는 에세이 ‘시골에서 로큰롤’(은행나무·사진)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책은 제목대로 오쿠다가 1972년부터 1977년까지, 그러니까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그의 소년 시절과 위태로운 청춘기를 구한 록음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2012년 1년 2개월간 계속된 신문연재를 끝내고 ‘지름신’이 발동해 오디오를 새로 장만하고 아날로그 음반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턴테이블에 음반을 얹고 바늘을 올리면 음악이 나오는데, 터무니없이 좋았습니다. 10대 때 듣던 록이며 팝을 좋은 음질로 다시 듣는 것은 어른이기에 가능한 은밀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선생님, 그러면 젊은 시절 음악에 대해 한번 써 보세요.” 만나기만 하면 음반 이야기를 늘어놓는 그에게 편집자는 청춘 음악기를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시골에서 로큰롤’은 1972년 봄, 기후(岐阜)현 가카미가하라(各務原)시의 빡빡머리 중학생 오쿠다가 소니 최신 라디오를 손에 넣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소년에게 자신의 라디오란 텔레비전 앞에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보내는 시간을 거부한다는 뜻이요, 독립의 상징이었습니다. “난 이제 어린애가 아니야”라는 선언. 청춘의 시작이었습니다.

라디오를 손에 넣은 그는 저녁을 먹자마자 2층 방에 틀어 박혀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처음엔 일본 가요, 이어 일본 포크를 거쳐 그의 음악은 록을 향해 나아갑니다. 절대 금기만 넘쳐나는 학교가 싫었고, 겉만 번지르르한 어른을 경멸했고, 무엇을 위한 공부인지,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해 넥타이를 매고 만원 전철에 갇혀 회사에 출근해 윗사람에게 머리나 숙이는 그런 인생은 싫다는 심각한 고뇌를 했습니다. 이 위태로운 청춘기를 지켜준 것이 록음악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책 챕터 제목도 비틀스의 ‘Abbey Road’,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등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 명반으로 삼아 청춘과 록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한 록이 평생의 자양분이었고 특히 마지막에 열광한 ‘스틸리 댄’은 작가의 길을 정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됐다고 합니다. 결코 대중적이진 않았지만 빼어난 음악으로 발표한 앨범마다 다수에게 어필하는 이상적 영토를 굴착한 스틸리 댄의 길을 가겠다는 결심했으니까요. 대중성과 작품성의 균형을 유지하는 그의 작품 세계의 지도는 이때 이미 마련된 듯합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지금의 인생으로 이끈, 때로는 강력하게 결정하게 한, 무엇인가 있습니다. 오쿠다에게는 록이라면, 당신에겐 무엇인지요.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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