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을 사진 찍다 / 제임스R.라이언 지음, 이광수 옮김 / 그린비

영국의 선교사 겸 탐험가인 데이비드 리빙스턴(1813∼1873)은 아프리카 잠베지 강 탐험에 사진가인 동생 찰스를 데려간 뒤 탐험과 여행에서 사진은 필수가 됐다.

식민지의 원시적이고 무질서한 풍경은 정복의 정당성을 제공했고, 원주민과 이국적인 풍경은 서구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을 강화했다. 험난한 지형은 정복의 위대함을 드러냈다.

제국주의와 시각 이미지의 관계를 연구해온 영국 지리학자 제임스 R 라이언 엑서터대 교수는 이 같은 풍경·자연·인종을 수집하는 행위로서의 사진을 ‘총’에 비유한다. ‘장전-조준-격발’이라는 작동의 유사성뿐만 아니라 전리품을 수집해 맥락에서 떼어내 배치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봤다.

1830년대 사진이 등장했을 당시, 사진은 현실을 그대로 포착한다는 점에서 사실주의 회화로부터 ‘현실 재현’의 역할을 넘겨받은 듯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 수 없었다. 어떤 프레임 안에 포착하느냐, 또 어떤 맥락 안에 편집하느냐에 따라 사진은 전혀 다른 현실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책은 사진이야말로 당사자의 의도에 좌우되는 ‘담론적 구성물’이라며 빅토리아 여왕 통치기(1837∼1901)부터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대영제국의 팽창 과정에서 사진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힌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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