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에 의해 장병들 다리가 절단난 사고 다음 날 술자리라니….

북한에서 마약 사용이 만연하면서 마약으로 절단난 도시까지 있다고 한다.

인용문의 ‘절단난’이란 표현을 보면 ‘절단나다’란 동사가 있는 것 같지만 그런 동사는 없습니다. 두 인용문의 절단난은 서로 다른 의미로 쓰였는데요. 첫째 인용문의 절단난은 물리적으로 잘라지거나 베어져서 끊어지다는 뜻을 가진 ‘절단된’으로 고쳐야 합니다. 한자가 다르긴 하지만 ‘절단되다’에는 심리적으로 관계 따위가 끊어지다는 뜻도 있습니다.

반면 둘째 인용문에서는 ‘결딴난’으로 고쳐야 하는데요. ‘결딴나다’는 어떤 일이나 물건 따위가 아주 망가져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다, 혹은 살림이 망하여 거덜 나다의 뜻을 가진 동사입니다. 엉터리 이념에 휩쓸렸다가 나라가 결딴난 사례를 역사는 전해주고 있다, 교통사고로 새 차가 결딴났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는 ‘결딴’의 의미로 ‘아작’을 쓰기도 하는데요. ‘아작’은 조금 단단한 물건을 깨물어 바스러뜨릴 때 나는 소리를 뜻하는 부사로 아작이 나다, 아작을 내다로는 쓸 수 없습니다. 결딴이 나다, 결딴을 내다의 의미를 담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채소를 아작거리며 씹어 먹다, 사과를 한 입 아작하며 베어 물다 등으로 ‘소리’를 표현할 때 쓰면 됩니다.

사고나 탈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사달을 한자어인 ‘사단’으로 잘못 쓰는 것처럼 결딴도 ‘결단, 절단’ 등으로 잘못 쓰는 사례가 많습니다. 입말을 제대로 쓰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글에서도 입말을 따라 쓰기 쉽습니다. 우리나라를 결딴내기 위해 말글을 억압하던 존재는 오래전 이 땅에서 물러갔지만 우리 안에 우리말글을 함부로 대하는 마음이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김정희 교열팀장 kjh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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